물병 빼앗고 주먹질까지…北과 재회한 日 "도발 말려들지 않겠다"[AG]

3년 전 항저우 8강서 거친 플레이에 경기 후 주심까지 추격
日 감독 "우리를 동요시키려 할 수도"…현지 언론도 과거 악연 재조명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북한 대표팀 선수들이 일본과의 경기 종료 후 주심을 뒤쫓으며 거센 항의를 하는 모습.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동건 기자 = 옐로카드만 6장, 일본 스태프의 물병을 빼앗은 뒤 주먹을 치켜드는 위협적인 행동, 경기 종료 후 주심을 뒤쫓으며 벌인 거센 항의까지. 3년 전 아시안게임에서 거칠게 충돌했던 북한과 일본이 다시 8강에서 만난다. 일본은 경기 전부터 "도발에 말려들지 않겠다"며 북한을 경계했다.

북한과 일본은 26일 오후 7시 30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을 치른다. 일본은 A조에서 3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고, 북한은 B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경기를 앞두고 일본은 3년 전 악연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오이와 고 일본 감독은 지난 25일 최종 훈련을 마친 뒤 "여러 부분에서 우리를 동요시키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에게 얼마나 피치 위 플레이에 집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주장 이치하라 리온도 "경기장 안팎에서 도발이 있을 수도 있지만 거기에 말려들지 말자는 이야기를 선수들끼리 했다"며 "우리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하고 상대에게 좌우되지 않으면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북한 대표팀 선수가 일본 벤치를 향해 삿대질 하는 모습. ⓒ AFP=뉴스1

일본 언론도 3년 전 북한과의 8강전을 다시 꺼내 들었다.

닛칸스포츠는 26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벌어진 일을 상세히 조명했다. 당시에도 두 팀은 준결승 진출권을 놓고 8강에서 만났다. 일본이 2-1로 승리했지만, 경기는 시종일관 거칠었다. 북한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강한 몸싸움과 태클을 이어가며 모두 6장의 옐로카드를 받았다.

특히 후반 27분 경기가 잠시 중단되자 북한의 한 선수가 일본 선수들에게 음료를 전달하던 일본 스태프에게 다가가 물병을 빼앗았다. 이후 주먹을 들어 올리며 때릴 듯한 동작을 취했고, 주심은 해당 선수에게 옐로카드를 꺼냈다.

경기 종료 후에도 신경전은 계속됐다. 1-1로 맞선 후반 일본이 페널티킥을 얻어 결승골을 넣자, 판정에 불만을 품은 북한 선수들은 종료 휘슬과 동시에 주심에게 달려들었다. 일부 선수는 주심을 뒤쫓으며 거세게 항의했고, 코치진이 선수들을 떼어놓으면서 상황이 마무리됐다.

결국 일본축구협회(JFA)는 북한의 행동을 '반스포츠적 행위'로 보고 관련 장면이 담긴 영상을 첨부해 아시아축구연맹(AFC)과 국제축구연맹(FIFA)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3년 전 기억이 생생한 만큼 일본 팬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닛칸스포츠는 일본 소셜미디어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거친 플레이가 나올 것 같다", "다치지 않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으면 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moveg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