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아닌 '사단'이 경쟁력…대표팀 선임 방식 바뀌나

혁신위, 감독 선임 절차 개선 논의…전강위 독립성 강화도 검토
감독·코치·분석관 '원팀' 시대…현장 "제도 개선 필요"

대한축구협회.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K-축구혁신위원회가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개선을 논의하면서 대한체육회 지침에 따른 공개채용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현대 축구에서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아우르는 '사단'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종목 특성을 반영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혁신위는 27일 4차 회의에서 선거인단 확대와 함께 전력강화위원회의 독립성 강화,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개선 등을 주요 안건으로 논의했다.

현재 대한축구협회는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에 따라 대표팀 감독을 공개채용 방식으로 선임하고 있다. 최근 20세 이하(U20), 올림픽 대표팀 등 연령별 대표팀 감독과 코치를 공개채용으로 선발했다.

9월부터 11월까지 A대표팀을 단 6경기만 이끌어야 하는 임시 감독과 코칭스태프도 공개채용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대한체육회 규정은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공개 모집해 평가를 거쳐 선발하도록 하고 있다. 공개채용은 절차적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다. 다만 축구계에서는 국가대표 감독 선임은 일반적인 채용과 성격이 다르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다.

현대 축구에서는 감독 개인보다 감독이 구성하는 수석코치와 피지컬 코치, 골키퍼 코치, 분석관, 의무팀 등 이른바 '사단'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감독의 전술 철학을 구현하고 선수단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스태프 전체의 역량이 대표팀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가운데)가 세르지우 코스타(오른쪽), 필리페 코엘류. ⓒ 뉴스1 이광호 기자

4년 전 한국의 월드컵 16강을 이끈 파울루 벤투 감독도 벤투 감독은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 필리페 코엘류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 등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스태프와 함께 대표팀을 운영했다. 지난해 전북 현대의 2관왕을 이끈 거스 포옛 감독도 수석코치와 피지컬 코치, 분석 코치 등을 자신의 사단으로 꾸린 바 있다.

이 때문에 축구계에서는 감독 개인의 경력과 자격뿐 아니라 스태프 구성 능력, 팀 운영 계획 등을 함께 평가할 수 있는 선임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대표팀 감독은 일반 채용처럼 정량적인 평가만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자리"라며 "감독이 어떤 철학을 가졌는지, 어떤 스태프와 함께 대표팀을 운영할 것인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정한 절차는 당연히 중요하다. 그러나 대표팀 감독 선임의 궁극적인 목적은 한국 축구에 가장 적합한 지도자를 선임하는 것"이라며 "현대 축구에서는 감독과 스태프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 만큼 종목 특성을 반영한 제도 보완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혁신위도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박지성 혁신위원장은 "체육회 규정이 있지만 종목마다 감독 선발에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더 논의해서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효율적이면서도 더욱 공정한 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대 축구의 변화에 맞춰 대표팀 감독 선임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혁신위 논의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