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오늘 '선거인단 50배 확대' 정관 개정…축구협회 개혁 '첫발'
16일 대의원총회…추첨제 폐지·선거인단 대폭 확대 추진
직선제 요구 커지지만 회장 공백·비용 부담은 과제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대한체육회가 선거 관련 정관 개정에 나선다. 이번 개정안은 향후 대한축구협회가 추진할 선거제도 개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체육회는 16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송파구의 올림픽파크텔 1층 올림피아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 선거 관련 정관 개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체육회 관계자에 따르면 체육회는 이번 총회를 통해 기존 체육단체 선거에서 '추첨 방식'을 없애 선거인단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임원, 대의원, 선수, 지도자, 심판 등은 추첨을 통해 선거인단으로 뽑혀 선거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정관 개정으로 임원, 대의원, 지도자, 심판 모두 투표권을 갖게 된다.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포함된 선수 집단에서는 '최근 4년 내 한 번이라도 전국종합체육대회(체전, 소년체전, 생활체육대축전) 또는 국가대표 강화 훈련 참가 이력이 있는 자'라는 기준을 규정해 투표권을 줄 예정이다. 선거인단은 기존 약 2200명에서 11만여 명으로, 약 50배 확대될 전망이다.
체육회의 정관 개정은 당장 새로운 회장을 뽑아야 하는 축구협회의 선거제도 개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축구협회는 체육회 회원종목단체인 만큼 체육회가 회원종목단체 규정을 개정하면 이에 맞춰 자체 정관과 회장 선거관리 규정을 손질해야 한다. 이후 이사회와 대의원총회를 거쳐 정관을 개정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새로운 선거사무를 담당할 선거운영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후속 절차도 진행해야 한다. 다만 종목 특성과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을 고려한 세부 선거 방식은 협회가 결정하게 된다.
혁신이 요구되는 축구협회의 우선 과제는 신뢰할 수 있는 과정에서 협회장을 뽑는 것이다. 이에 여론은 직선제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건상 쉽지 않다. 현재 축구협회에 남녀 엘리트, 동호인, 풋살 등 등록 선수가 약 13만 명이다. 이 중 투표권을 얻을 수 있는 성인 등록 선수는 10만여 명이다. 여기에 임원, 대의원, 지도자, 심판까지 더하면 선거인단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들이 모두 참여하는 선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 2244명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한 지난해 체육회 선거 당시 비용은 약 4억원이었다. 선거인단이 약 10만명으로 꾸려진다면 비용은 만만치 않을 수밖에 없다. 또한 FIFA가 요구하는 비밀·독립 선거 원칙을 충족해야 해 모바일 투표 도입에도 제약이 있다.
이에 한 체육계 관계자는 "선거인단 확대에 막대한 비용과 행정력이 필요하다. 선거하기 위해선 많은 자금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다. 여기에 FIFA 규정상 모바일 투표도 어렵다"면서 "축구협회에서 신뢰를 회복하면서 현실적인 선거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하지만 청문회 준비, 아시안게임, 아시안컵 등 산적한 문제가 많다"고 우려했다.
축구협회가 체육회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내부 의사결정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현재 회장 공백 상태여서 제도 개편 논의 자체를 시작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임한 정몽규 전 회장의 직무를 대행해야 할 부회장도 아직 체육회 인준을 받지 못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체육회 정관 개정 후 축구협회도 이사회, 대의원 총회 등 내부 절차를 거쳐야 정관을 개정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최고책임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중요한 정관 개정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법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결국 새 회장 선출 방식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축구협회 혁신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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