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규-조현우 '거미손 최후 보루' 경쟁…이제 끝이 보인다
2018 조현우·2022 김승규…2026 대회 안방 주인은
골키퍼 특성 상 한번 장갑 끼면 변동 거의 없어
-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과달라하라=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조현우와 김승규, 김승규와 조현우.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하는 홍명보호의 No.1 수문장 자리를 노리는 두 '거미손'의 레이스가 종착지를 향하고 있다. 함께 최종 엔트리에 올라 있는 송범근 역시 뛰어난 골키퍼이지만, '경험'을 고려할 때 아무래도 두 선수에게 무게감이 실린다.
안정감이 가장 중요한 골키퍼 포지션의 특성상 1차전 선발이 대회 내내 최후의 보루로 나설 공산이 크다. 그래서 더더욱 체코전 선발 명단에 관심이 향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현지시간 11일 오후 8시(한국시간 12일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시에 위치한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전체 성패를 좌우할 분수령이다.
현지시간 9일 완전 비공개 훈련을 끝으로 홍 감독은 체코전 베스트11을 결정해야한다. 월드컵 본선 진출 후 고르게 출전 기회를 부여받던 김승규와 조현우의 저울질도 이제 끝이 보인다.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진출이 결정된 후 평가전 때마다 두 선수를 번갈아 기용했다. A매치는 대개 2연전으로 묶이는데, 두 선수가 1경기씩 골문을 맡았으니 '홍心'이 어느 쪽으로 좀 더 향해 있는지 파악이 어려웠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진행된 마지막 2연전에서는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것도 아니었다.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첫 평가전 때는 조현우(전반)-김승규(후반), 엘살바도르전은 김승규(전반)-송범근(후반) 등 전후반을 갈라 골키퍼 3명을 모두 실험했다.
현장에서는 김승규 쪽으로 조금 기운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들린다. 마지막 평가전 2경기에 모두 출전했고 지난 7일에는 현지 취재진들 앞에서 인터뷰도 진행했다. 사실 인터뷰 대상자였다는 것보다 의미 있는 것은 '잔디'다.
현재 대표팀이 담금질을 진행하고 있는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는 체코와의 경기가 펼쳐지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과 동일한 잔디 품종이 깔려 있다. 김승규는 "이곳 잔디가 짧아서 공도 빠르게 날아온다"고 말하며 "하지만 일본 J리그 잔디와 느낌이 비슷해 적응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전했다. 김승규의 소속팀은 FC도쿄다.
하지만 체코 장신 공격수들의 존재를 생각하면 제공권 좋은 조현우가 발탁될 수 있다. 신장이 좋고, 무엇보다 팔이 긴 조현우는 높이에서 강점을 보이는 수문장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때도 애초 김승규가 우위를 점한 분위기였으나 신태용 감독은 1차전 상대 스웨덴의 높이를 고려, 조현우를 선택했다.
그렇게 조현우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내내 대표팀 안방을 지켰다. 최종 3차전에서 최강 독일을 제압했던 '카잔의 기적'은 조현우의 신들린 방어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던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김승규가 큰 신뢰를 받았다. 벤투식 빌드업의 출발은 김승규였고 그는 대회 16강에 큰 공을 세웠다.
한 번씩 장군멍군을 부른 셈인데, 북중미 월드컵을 통해 추가 기울어지게 된다. 물론 승자도 패자도 없는 동반자다. 1990년생 김승규와 1991년생 조현우. 10년 넘도록 서로가 서로에게 건강한 자극을 준 덕분에 두 선수도 또 한국 축구도 함께 발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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