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2주 앞두고' 정몽규 축구협회장 돌연 사퇴 의사 왜?

외부 압력설에 "절대 아니다"
협회 "대표팀이 팬들의 응원 받기 바라는 마음"

대한축구협회장 사퇴 의사를 밝힌 정몽규 회장.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지난 13년 동안 한국 축구의 수장 역할을 했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약 2주 앞두고 깜짝 사퇴 의사를 밝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023년부터 각종 논란으로 끊임없는 비판에 시달렸던 정몽규 회장은 왜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중대 결정을 내렸을까.

정 회장은 29일 성명서를 통해 "축구협회를 맡아 운영하는 동안 여러 가지 논란과 비판이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다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월드컵이 끝난 뒤 축구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 대표팀이 본선에서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협회장으로서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3년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김석한 전 전국중등축구연맹 회장, 윤상현 의원 등을 제치고 처음 대한축구협회장에 당선돼 4선까지 성공했던 정 회장은 13년 만에 축구협회를 떠나게 됐다.

이날 정 회장의 전격 사퇴의사 표명은 축구협회 직원들 누구도 성명서 발표되기 전까지 알지 못할 정도로 갑작스러웠다.

사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2023년부터 여론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정 회장은 지난 2023년 3월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축구인을 포함한 100명에 대한 기습 사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경질 후 새로운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 불투명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정몽규 회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에 출석해 현안 질의를 받고, 축구 팬들은 2024년 3월과 9월 국내에서 펼쳐진 A매치에서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야유하기도 했다.

2024년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뉴스1 이광호 기자

그러나 정몽규 회장은 지난해 2월 4선에 도전해 85.6%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신문선 축구해설위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이후 정 회장은 충남 천안의 코리아풋볼파크 개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유치 신청,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파이널 개최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런 정 회장이 갑자기 사퇴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정몽규 회장이 정부 등의 외압을 받아 회장직에서 물러난 것 아니냐는 시각을 제기하고 있다. 정 회장은 또 지난 16일 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 때 강원도의 한 골프장을 찾은 사실이 <뉴스1> 취재 결과 알려져 비판과 외부 압력을 받았다고 전해졌다.

일부 축구계 관계자는 최근 법원이 축구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낸 특정감사 결과 통보와 조치 요구 취소 소송에서 패소한 것이 사퇴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체부는 지난 2024년 7월 홍명보 감독 선임을 둘러싼 불공정 논란이 불거지자, 축구협회 특정감사에 나섰다. 석 달 뒤 문체부는 국가대표팀 지도자 선임 업무 부적정 등을 포함해 27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가 확인됐다는 내용의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오른쪽)과 손흥민. ⓒ 뉴스1 김명섭 기자

문체부는 당시 정 회장을 비롯한 일부 협회 임직원에 대해 기관 운영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외부 요인이 사퇴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축구협회는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 대표팀이 진정 팬들로부터 응원받고, 그 기운을 모아 좋은 성적을 내기 바라는 마음에 내린 결단"이라면서 "정몽규 회장은 자신이 책임을 지는 모습이 협회와 대표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오는 6월 9일 홍명보호가 본선을 치르는 멕시코로 이동, 선수단을 격려할 계획이다. 이후 월드컵이 끝나고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