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선두 수원FC 박건하 감독 "이제 겨우 초반…갈 길이 멀다"

개막 3연승, 수원삼성-대구FC와 선두권 형성
"자신감 쌓은 것은 고무적…4월 일정이 중요"

수원FC를 이끄는 박건하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결과를 내지 못한 것보다는 당연히 좋지만, 아직 시즌 초반일 뿐이다. 크게 의미를 둘 상황은 아니다.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세운 계획대로 차근차근 가겠다."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FC의 지휘봉을 잡은 박건하 감독의 말이다. 개막 3연승, 9골을 넣고 3실점만 허용하는 이상적인 밸런스로 K리그2 선두에 오른 팀의 수장은 "이제 시작"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지난해 K리그1 10위를 차지한 수원FC는 K리그2 부천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 합계 2-4로 패하며 강등의 철퇴를 맞았다. 2020년 승격한 이후 5년 만에 다시 2부로 떨어진 수원FC는 박건하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박건하 감독은 지역 라이벌 수원삼성의 레전드 출신 지도자다. 경희대 졸업 후 프로진출 대신 이랜드 푸마행을 택한 뒤 2년 동안 실업 무대를 평정했던 공격수 박건하는 1996년 수원삼성 창단멤버로 K리그에 입성했고 2006년 은퇴할 때까지 오로지 푸른 유니폼만 입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수원삼성 감독을 맡은 것까지, 소위 말하는 '리얼 블루'다.

명문 수원삼성이 예상과 달리 K리그2에 계속 머물면서 수원FC을 이끄는 박건하 감독이 친정과 겨루는 그림도 만들어지게 됐다. 박 감독 스스로 "이런 상황이 내게 벌어질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흥미롭기도 하고 묘하다"고 말한 것처럼 재미있는 스토리가 리그에 추가된다.

수원FC는 개막과 동시에 3연승을 달리며 K리그2 선두에 올랐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과거는 과거일 뿐, 지금 그의 임무는 명확하다. 박 감독은 "영광스럽게도 수원을 연고로 하는 또 다른 팀의 감독이 됐다.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무조건 승격이라는 목표를 위해, 수원FC의 승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출발은 좋다.

수원FC는 '이정효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수원삼성, 지난해 1부에 있다 2부로 내려온 대구FC와 함께 3연승 중이고 다득점에서 앞서 순위표 꼭대기에 올라 있다. 스포트라이트는 수원삼성에 집중돼 있으나 수원FC 기세가 버금간다.

박건하 감독은 "시작부터 너무 많은 관심도 좋을 것 없다. 주목은 이웃 클럽(수원삼성)이 받아도 된다.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가면 되는 것"이라면서 "시작부터 부진한 것보다는 낫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우리 팀 완성도 신경 쓰랴 상대팀 분석과 전체 흐름 파악하랴 분주하게 보내고 있다"면서 "그래도 계속 결과를 내고 있으니 선수들에게 고맙다. 시즌 초반 분위기 싸움이 중요한데, 선수들이 자신감을 쌓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수원FC는 개막 첫 경기에서 충북청주를 4-1로 대파한 것을 시작으로 용인FC(3-1)와 김해FC(2-1)를 차례로 꺾었다. 화끈한 공격력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신생팀 2팀(용인, 김해)을 포함해 꺾은 상대가 상위권으로 분류할 팀은 아니었다. 하지만 반대로, K리그1보다 참가팀도 많고(17개) 훨씬 더 치열한 K리그2의 경쟁을 감안한다면 승점을 따내야할 팀과의 대결에서 실수 없이 포인트를 획득한 것은 의미 있다.

승격에 도전하는 수원FC. 박건하 감독은 차근차근 계획대로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박건하 감독도 "K리그2는 종잡을 수 없는 리그다. 우승 후보들도 하위권으로 평가되는 팀들에게 심심치 않게 잡힌다. 승점을 따야할 때 따야한다는 측면에서 3연승은 고무적"이라고 전하면서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4월 일정"이라고 밝혔다.

수원FC는 이번 주말 진행되는 '하나은행 K리그2 2026' 4라운드 때 휴식을 취한다. 2026시즌 K리그2는 참가팀이 홀수(17개팀)라 라운드마다 경기를 펼치지 않는 팀이 발생하는데, 이번 순서는 수원FC다. 잠시 팀을 정비할 기회를 얻은 수원FC는 29일 홈에서 또 다른 신생팀 파주FC를 상대한다. 그리고 시즌 첫 고비가 될 4월 일정에 돌입한다.

수원FC는 4월4일 서울 이랜드 원정을 시작으로 대구FC, 부산아이파크, 김포FC까지 승격을 꿈꾸는 팀들과의 대결이 줄줄이 이어진다. 5월의 첫 경기는 수원삼성과의 '수원더비'다. 박건하호의 2026시즌을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박 감독은 "프로팀 감독에게 부담은 언제나 함께 하는 것이다. 시즌은 장기 레이스다. 세운 계획대로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