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제창 거부' 이란 여자축구대표팀, '전시 반역자' 비난받아
이란 국영TV 진행자 "애국심 결여, 엄중하게 처벌"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한국과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국가를 부르지 않고 '조용한 저항'을 택한 이란 여자축구대표팀이 '전시 반역자'로 비난받았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TV IRIB의 진행자 모하메드 레자 샤바지는 국가 제창을 거부한 이란 여자축구대표팀을 향해 "불명예스럽고 애국심이 결여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과 당국 모두 이들을 전시 반역자로 취급해야 한다. 그들의 이마에 불명예와 배신이라는 오명을 새겨야 한다"며 "전시 반역자는 더욱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란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2일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2026 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첫 경기에서 국가 연주 때 침묵했다.
국가 제창 거부에 관한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의 공식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외신은 '이란 정부에 대한 저항'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이란 선수들은 5일 호주와 대회 두 번째 경기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다 같이 거수경례하며 국가를 불렀다. 이 모습에 일부 관중은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사흘 만에 바뀐 태도에 이란 여자축구대표팀이 '국가 연주 때 제창과 거수경례를 해라'는 이란 정부의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는데, 이는 사실로 드러났다.
이란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을 받아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정세가 불안정하다.
이란이 미군은 물론 인접국에 대한 보복 공격을 펼치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이런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전쟁 발발 전 호주에 도착, 여자 아시안컵에 참가한 이란 여자축구대표팀은 '전시 반역자'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이에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이란 여자축구대표팀 보호에 나섰다.
FIFPRO 아시아·오세아니아 지부는 AFC와 국제축구연맹(FIFA)에 서한을 보내 "이란 여자축구대표팀이 대회 종료 후 이란으로 돌아갈 경우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인권 의무를 준수하고 이란 선수들의 안전 보장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청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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