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제창 거부'했던 이란 여자축구, 다음 경기서 거수경례

2일 한국전 침묵으로 '조용한 저항' 펼쳐 눈길
5일 호주전서 국가 불러…"이란 정부 압박했을 것"

이란 여자축구대표팀이 5일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호주와 2026 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앞두고 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한국과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국가 연주 때 침묵으로 '조용한 저항'을 했던 이란 여자축구대표팀이 다음 경기에선 국가를 제창했다.

이란은 5일 호주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개최국 호주에 0-4로 크게 졌다.

지난 2일 한국전에서 0-3으로 대패했던 이란은 2패(승점 0)를 기록,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 경기는 결과보다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의 '달라진 태도'로 관심을 끌었다.

이란 선수들은 경기 전 국가를 불렀고, 오른손을 들어 경례했다. 한국전에서는 국가 제창을 거부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국가 제창 거부에 관한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의 공식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외신은 '이란 정권에 저항'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사흘 만에 태도를 바꿨는데, BBC는 "이란 여자축구대표팀이 '국가 연주 때 제창과 거수경례를 해라'는 이란 정부의 압박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란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을 받아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포함 수십 명의 지도부가 사망했다.

정세는 급격하게 바뀌었다. 이란이 미군은 물론 인접국에 대한 보복 공격을 펼치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이란 여자축구대표팀은 이번 전쟁이 발발하기 전 호주에 도착했고, 정상적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그러나 가족과 연락이 끊기면서 애타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라 디다르는 호주전을 앞두고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당연히 고국 이란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 때문에 슬퍼하고 있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한편 이란은 8일 오후 8시(한국시간)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나란히 2패를 기록한 필리핀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해야 8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