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출신 지도자' 정정용 "이젠 최고의 팀 전북서 꽃 피울 것"
[일문일답] 프로 선수 경험 전무 정정용, 전북 새 사령탑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취임 기자회견
- 안영준 기자
(전주=뉴스1) 안영준 기자 = 무명 지도자 시절을 거쳐 K리그1 우승팀 전북 현대 사령탑을 맡게 된 정정용 감독이 "이젠 최고의 팀에서 꽃피울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전북 10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정정용 감독이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전북에서의 각오와 포부를 전했다.
정 감독은 프로선수 경험 없이도 K리그 최고의 팀으로 꼽히는 전북 지휘봉을 잡은 입지전적인 인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선수 시절 실업구단 이랜드 푸마에서 다섯 시즌 동안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했지만, 부상으로 일찍 축구화를 벗으면서 프로 무대는 밟지 못했다.
일찍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그는 스포츠생리학 박사 과정을 밟는 등 '공부하는 지도자'로 이름을 날렸고, 대한축구협회 전임 지도자로 U20 월드컵 준우승과 김천 상무의 두 시즌 연속 3위 등의 성과를 냈다.
이후 정정용 감독의 능력을 눈여겨본 K리그 최강 팀 전북이 그를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일각에선 전임 사령탑 거스 포옛 감독과 비교해 인지도가 낮은 그를 향해 우려의 시선을 보이기도 하지만, 정정용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기존에 전북이 해 왔던 잘된 점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전술적 보완을 더 하고 방향성과 시스템을 만들면 되겠다는 확신이 있어서 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비주류 출신이면서 국내 최고의 팀 지도자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선 "버티고 버티다 보니 이 자리에 왔다"면서 웃어 보인 뒤 "엘리트 선수 100명 중 1명 정도만 성공할까 말까인데, 그 외 나머지 99명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스타 선수가 아니었어도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걸 내가 보여주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번 시즌 전북은 홍정호, 박진섭, 권창훈 등 우승 주역들이 팀을 떠나는 등 선수단 변화도 많지만, 정정용 감독은 이 역시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그는 "군 팀에서는 입대와 제대로 선수가 계속 바뀐다. 그러면서도 팀으로서의 조직적인 모습을 잘 만들어왔다"면서 "기존에 전북이 갖고 있던 잘 하던 요소들은 그대로 이어가면서, 디테일한 전술적인 보완만 더 해서 만들어 나가겠다. 남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더 성장하겠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3선의 왕성한 활동량과 지능적 움직임으로 후방 빌드업을 하고, 측면 풀백이 많이 공격에 가담하는 축구를 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준우승밖에 하지 못했는데, 이번엔 전북에서 우승으로 꽃을 피우고 싶다. 성장과 결과를 모두 잡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우려를 믿음으로 바꾸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다음은 정정용 감독과의 일문일답.
-전북을 맡게 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K리그 최고의 팀에서 나를 선택해 준 점이 영광이다. 구단이 원하는 방향과 팬들이 기대하는 것을 충족해 경기장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이도록 하겠다.
-부담스러운 자리일 수도 있었는데, 어떤 고민 끝에 수락했나.
▶전북에서 작년부터 지켜봐 주셨다. 신뢰가 밑바탕이 됐다. 결과를 낸 팀이고 더 올라갈 성적이 없는 팀이지만, 더해 방향성을 갖추고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어 전북행을 결정했다.
-주변에서 이런 저런 얘기가 있었을 듯 한 데.
▶주변의 우려를 안다. 지인들 중에서도 '거길 왜 가냐'며 말리기도 했다. 나 역시도 지난 시즌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을 만나 '이렇게 잘하면 후임 한국 지도자가 힘들다'고 너스레를 떨었는데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다. 하지만 전북에서 결과에 더해 방향성을 입히고, 시스템을 완성하면 좋겠다는 생각과 확신이 있었다.
-지난 시즌 상대 팀으로 만난 전북은 어땠나.
▶김천 감독으로 2년 동안 전북을 상대해 봤다. 힘들어하던 2024년과 우승을 했던 2025년이 완전히 달라진 팀이라는 걸 운동장 안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전 감독이 만들어 놓은 위닝 멘털리티 등 좋았던 부분은 계속 이어가고, 더해 전술적으로 각 포지션별 디테일을 극대화할 수 있는 노력을 더 하겠다. 좋은 과정을 통해 좋은 결과까지 보여준다면 팬들이 우려하고 걱정했던 부분을 믿음으로 바꿀 수 있다.
-전북에서 만들고 싶은 '시스템'이 구체적으로 무언가.
▶유스부터 프로선수까지 이어가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또한 선수들이 기량 면에서 성숙해지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
-프로선수 출신이 아님에도 K리그 최고의 팀 감독이 된 소감은.
▶그동안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지도자를 다 해봤다. 대학교 총 감독, K리그2, K리그1 감독을 했다. 전 세계에 많지 않은 군 팀까지 맡았다. 이제 마지막으로는 한국 최고의 팀에서 꽃을 피워보고 싶다.
-무명 지도자였던 시절 어떻게 버텼나.
▶특별한 건 없다. 버티고 버티다 보니 이 자리에 와 있다. 엘리트 선수는 100명 중 한 명 나올까 말까다. 그 외 선수가 99명이나 되는데, 이들이 모두 지도자로 성공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물론 선수로 성공했다면 더 배가되는 부분은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도 충분히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 내가 그런 길을 조금이나마 열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 더 노력해 갈 수 있는 최대한 만큼 가보려 한다.
-우승 멤버 중에 이탈이 많다.
▶많은 선수가 나갔지만, 그 자리를 채울 만한 선수들이 많이 들어오기도 했다. 또한 군팀에서 있을 때 매년 제대와 입대가 반복됐음에도 팀을 잘 만든 경험도 있어 걱정하지 않는다. 연령별 대표팀을 지도하고, 군팀인 김천을 맡아 최고의 선수들을 가르치고 같이 훈련했던 게 지금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시즌 어떤 목적과 방향을 갖고 팀을 이끌 계획인지.
▶기존에 전북의 승리 DNA 등 이전 감독님이 잘 만들어놓으신 부분은 그대로 이어가겠다. 다만 전술적으로는 포지션별로 보다 섬세한 보완을 하려 한다. 필요한 부분만 딱 터치를 해서 2~3개라도 확실하게 만들겠다. 그런 게 내가 이 팀에서 지금 해야 할 일이다.
-전북에서 어떤 축구를 펼치고 싶나.
▶3선에 위치한 선수들이 왕성한 활동량과 지능적 움직임으로 후방 빌드업을 할 것이다. 2선 전개 시에는 측면 풀백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축구를 준비하겠다. 간결한 공격으로 상대 진영에 침투해 마무리하는 게 나의 게임 모델이다.
-군팀, U20 대표팀 외에 성적 부담이 있는 곳에서는 결과가 좋지 않기도 했는다.
▶그게 어찌 보면 내가 전북을 택한 이유다. 난 가르치는 건 자신 있다. 그러나 선수를 구단에 데려오는 것 등 외적으로는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이전 팀에서 그런 것을 느꼈다. 하지만 전북은 분업화가 잘 돼 있다. 이도현 단장, 마이클 킴 테크니컬 디렉터와 함께 협업하고, 나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일만 하면 된다. 난 선수들을 가르치고, 과정과 결과를 만드는 일에만 집중할 것이고 그러면 리스크도 줄어들 것이다.
-팀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선수라면 항상 지금보다 더 업데이트가 돼야 한다. 팀도,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계속 성장해야 한다. 나도 더 성장했기 때문에 이 팀에 왔다.
-성장과 우승 중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가.
▶성장해야 우승도 할 수 있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결국 성장해야 한다.
-구체적인 목표는.
▶전북은 당연히 우승이 목표이고 우승해야 하는 팀이다. 지도자가 된 뒤 그동안 준우승과 3위만 해 봤다. 전북에서 과정과 결과를 모두 잡고 트로피를 들고 싶다. 전북이 박물관도 만들었던데 그곳에 우승 역사를 새기고 싶다. 또한 그동안 연령별 대표팀을 맡아 여러 국제대회에 나갔었는데, 프로 감독이 된 뒤엔 그러지 못했다. 김천으로 3위까지 이끌었지만 (군팀이라) ACLE에 출전하지 못했다. 전북과 함께 ACLE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 그 갈증을 풀고 싶다.
-전북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솔선수범하고, 스스로 풀어지지 않겠다. 최선을 다해 노력해 팬들의 우려를 믿음으로 바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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