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잘 뛰는 기성용, 포항과의 동행 이어간다
은퇴 결심 바꾼 기성용, 포항과 세부 조율만 남아
아직 플레이어 가치 충분…어린 선수 멘토 역할도
-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37)과 포항 스틸러스의 동행이 내년에도 이어진다. 포항과 박태하 감독은 여전한 기량의 기성용이 팀에 더 남아주길 원했고, 올해를 끝으로 현역 은퇴를 다짐했던 기성용은 그 진심에 마음을 바꿨다.
기성용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계약서상의 마지막 세부 조율만 남았다. 기성용이 내년에도 포항과 함께 한다"고 전했다.
포항과 기성용은 지난 11일 필리핀 원정으로 펼쳐진 카야FC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 H조 조별리그 6차전을 끝으로 올 시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포항이 1-0으로 이기면서 2025년 최종전을 깔끔하게 마무리했고 기성용도 후반 교체로 투입돼 승리에 일조하며 '해피엔딩'을 함께 했다.
지난 6월 FC서울에서 포항으로 전격 이적할 때만해도 기성용의 '현역 시절'은 2025년이 끝이었다. 그는 포항에서의 6개월 동안 미련 없이 다 쏟아낸 뒤 은퇴해 제2의 축구 인생, 또 다른 삶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6개월 동안 많은 일들이 벌어지면서 기로에 섰다.
한 축구 관계자는 "당연히 전성기 때 모습과 같을 순 없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잘 뛰었다. '나이가 많다'는 색안경만 벗고 기성용의 플레이를 보면 충분히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었다"면서 "기성용의 포지션과 역할이 그가 오기 전까지 포항의 가장 가려운 부분이었는데, 충분히 몫을 해줬다"고 평가했다.
포항의 올 시즌 최종 성적은 4위다. 전북이나 서울, 울산 등 빅클럽과 비교하면 스쿼드의 양과 질이 떨어지는 포항은 또 포항다운 색깔과 저력으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다음 시즌 아시아클럽대항전 출전권도 손에 넣었다. 이런 성과에 기성용의 지분도 적잖다.
1명의 플레이어로서도 준수했고 무엇보다 젊은 선수들이 옆에서 함께 훈련하고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보고 배울 것 많은 베테랑이기에 박태하 감독은 기성용과의 동행을 더 원했다. 관건은 기성용이었는데, 어려웠을 때 손 잡아준 팀과 감독의 진심에 마음이 움직였다.
기성용 측 관계자는 "스스로 떠나야할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선수로서의 가치가 떨어져 여기저기서 '이제 그만해도 되겠다'는 평가가 나온 뒤 은퇴하는 것은 초라하다고 생각하는 선수"라고 말한 뒤 "다만 힘들 때 도와준 사람에 대한 '보은'의 마음으로 고민했는데, 결국 은퇴의 뜻을 접었다"고 밝혔다.
큰 틀의 합의를 마치고 세부 조율만 남은 상황이라 조만간 구단의 '오피셜'이 발표될 예정이다. 은퇴와 현역 연장 사이 고심하던 기성용은 현재 마음을 정리하고 해외에서 몸과 마음을 충전 중이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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