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11회 연속 월드컵행…손흥민, 미국서 새 출발[스포츠 결산 ㊤]

배드민턴사 새로 쓰는 안세영, 두 자릿수 우승 기염

편집자주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던 2025년. 스포츠계에도 많은 뉴스들이 쏟아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고 한국 축구의 자랑 손흥민은 10년 토트넘 생활을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마무리하고 미국으로 진출하는 중요한 전환기를 맞이했다.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는 지난해 1000만을 넘어 1200만 관중 시대를 열며 흥행 질주를 이어갔고 그 뜨거운 열풍 속에서 LG 트윈스가 2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 '왕조 시대' 발판을 마련했다. 은퇴를 선언한 배구 여제 김연경과 한 시즌 두 자릿수 우승을 차지하며 배드민턴사를 다시 쓴 셔틀콕 여제 안세영의 감동 스토리까지. 팬들과 함께 뜨겁게 호흡한 2025년 스포츠계를 되돌아본다.

한국축구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한국축구, 무패로 북중미행…조별리그 모두 멕시코서 경기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에 대한 시선이 여전히 곱지 않은 가운데서도 축구대표팀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11회 연속은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에 이어 세계 6번째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아시아 예선을 무패로 통과해 더 값졌다. 한국은 2차 예선 5승1무, 3차 예선 6승4무 등 한 경기도 패하지 않고 본선에 올랐다. 한국의 월드컵 진출사에 예선 무패 통과는 두 번 있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11경기 9승2무,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선 7승7무로 예선을 마쳤다. 16년 만에 일군 쾌거인데, 의미 있는 성과에도 활짝 웃지 못했다.

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에 대한 팬들의 반감은 올해도 이어졌다. 한국 축구의 성지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정몽규와 홍명보 감독을 비판하는 걸개들이 이어졌고 최고의 스포츠 흥행 콘텐츠라 자부했던 A매치 경기장이 텅텅 비는 쓰라린 현실과 마주해야했다.

2025년보다 나아질 2026년을 기대하는 한국 축구와 대표팀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에 도전한다. 홍명보호는 본선 A조에 편성돼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내년 3월 결정되는 유럽 PO 패스D(덴마크, 체코, 아일랜드, 북마케도니아) 승자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대표팀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멕시코에서 소화한다.

토트넘 생활을 마치고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손흥민. ⓒ 로이터=뉴스1
손흥민, 유로파 우승으로 '한풀이'…MLS 이적 후 13경기 12골

손흥민이 10년 동안 이어진 토트넘 생활을 이상적인 모습으로 마무리했다. 동시에 미국 무대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화려하게 시작했다.

손흥민은 5월22일 열린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제압, 토트넘 동료들과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2010년 함부르크(독일)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손흥민이 15년 만에 처음 트로피를 들어 올린 순간이었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 2020-21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을 등 개인적으로 남부럽지 않은 시간을 보낸 그는 런던을 안방 삼아 뛴 마지막 시즌 무관의 한도 풀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행을 발표해 축구계를 놀라게 했던 손흥민은 곧바로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는 2025 MLS컵 8강까지 LA FC 소속으로 13경기에 나서 무려 12골 4도움을 작성, 경기당 1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특히 8월 FC댈러스전에서 터뜨린 데뷔골은 MLS 올해의 골로 선정됐다.

'상품성' 역시 으뜸이었다. LA FC 홈경기는 물론 원정경기에도 손흥민을 보기 위해 구름 관중이 몰렸다. 유니폼 판매량은 압도적이었고 MLS 시청률과 LA FC SNS 조회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배드민턴사를 새로 쓰고 있는 안세영 ⓒ AFP=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지금은 안세영 시대…BWF 올해의 여자 선수 3연패

손흥민 이상으로 도드라졌던 선수가 '셔틀콕 여제' 안세영(23)이다. 이제 겨우 20대 초반의 선수가 세계 배드민턴사를 새로 작성하고 있다.

올해 안세영은 국제무대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1월부터 11월까지 총 14개 대회에 출전해 무려 10개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여자단식 선수가 한해 두 자릿수 우승을 달성한 것은 안세영이 최초로, 2023년 자신이 작성한 최다 우승 기록(9회)도 갈아치웠다. 2025년 내내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자리는 그의 몫이었다.

경쟁자를 압도하며 무적 행보를 보인 안세영은 예상대로 3년 연속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올해의 여자 선수로 선정됐다. 안세영은 12월1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BWF 갈라 어워즈에서 왕즈이(2위), 천위페이(5위·이상 중국), 야마구치 아카네(3위·일본)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올해의 여자 선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안세영은 2023년에 펼쳐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 커리어 처음으로 올해의 여자 선수상을 받았다. 이듬해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2년 연속 올해의 여자 선수 영예를 안았고 절정의 기량을 과시한 올해까지 정상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전북현대 구단의 모든 리그 우승(10회)을 경험한 레전드 원클럽맨 최철순이 8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6라운드 전북현대와 대전하나시티즌의 경기 종료 후 우승 트로피 리프팅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1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확 달라진 전북 '시즌 더블'…'신태용 논란' 울산 9위 추락

국내 프로축구에서는 '현대가 더비' 두 클럽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난 시즌 강등 직전까지 내몰렸던 전북현대는 K리그1과 코리아컵을 모두 거머쥐는 '더블'과 함께 부활했다. 반면 리그 4연패에 도전했던 울산 HD는 감독과 선수의 '진실 공방'이라는 어수선한 상황과 함께 9위까지 추락하며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EPL에서 날아온 지도자 거스 포옛과 새 출발한 전북은 22경기 무패행진을 포함해 승승장구, 6월 이후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은 압도적인 페이스로 K리그 최초로 10번째(2009, 2011, 2014, 2015, 2017, 2018, 2019, 2020, 2021, 2025) 별을 가슴에 새긴 팀이 됐다. 전북은 코리아컵 결승에서 광주를 꺾고 우승, 2020년에 이어 2번째 시즌 2관왕 겹경사도 누렸다.

지난해까지 찬란한 시간을 보낸 울산HD는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9위라는 울산답지 않은 순위에 그쳤는데, 승강 PO로 떨어지지 않은 것이라는 게 다행이라는 평가가 나왔을 만큼 내홍을 겪었다. 특히 시즌 중 소방수로 부임한 신태용 감독이 두 달 만에 경질된 뒤 선수들과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선수 뺨을 때리는 동영상까지 공개돼 큰 논란을 낳았다.

최하위 대구FC는 다이렉트 강등의 철퇴를 맞았다. 김병수 감독과 막판 뒤집기를 꿈꿨으나 기적은 없었다. 대구만큼 흔들렸던 11위 제주SK는 K리그2 수원삼성과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리, 잔류에 성공했다. 인기 구단 수원삼성은 내년에도 2부에 머문다. 반면 K리그2 3위였던 부천FC는 수원FC를 제압하고 19년 만에 처음으로 1부 진출에 성공했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