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강인-황인범-김민재…'축'이 있어 든든한 2026 월드컵
1-2-3-4선 핵심 플레이어…큰 무대 경험도 풍부
포지션 리더 중심으로 최선의 조합 찾기 진행 중
-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설 홍명보호의 정예 멤버 추리기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6월 본선행을 확정한 대표팀은 7월 동아시안컵을 시작으로 9월 미국에서의 원정 2연전(미국, 멕시코)과 10월 한국에서 펼쳐진 2연전(브라질, 파라과이)을 통해 다양한 선수들을 테스트하며 검증의 시간을 보냈다.
이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14일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을 마친 뒤 "지금까지는 다양한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전술적인 확인 작업을 거쳤다"면서 "11월 일정부터는 가용 폭을 좁힐 계획"이라고 했다.
아직 포지션별 세부 저울질이 진행 중이지만 큰 틀에서 팀을 지탱할 '중심축'은 잡은 모양새다. 이 부분이 가장 반갑다. 여느 팀 멤버가 부럽지 않은 높은 수준의 플레이어들이 1-2-3-4선에 포진해 있다는 것이 지금 홍명보호의 최대 강점이다.
최전방에는 한국 축구의 진행형 전설 손흥민이 버티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던 시절과 똑같은 폼이라 말할 순 없으나, 여전한 기량과 리더십으로 정신적 지주 역할과 함께 간판 공격수 역할을 하고 있다.
손흥민은 LA FC 이적과 함께 토트넘 시절 측면 공격수와 달리 최전방에 배치되고 있는데, 대표팀에서도 원톱 기용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아직까지 오현규 외 뚜렷한 전방 공격수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손흥민의 활약이 중요하다.
수적으로 아쉬운 전방에 비해 2선 자원은 풍부하다.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팔방미인 이재성을 비롯해 황희찬, 이동경, 배준호 등 재주 많은 선수들이 넘친다. 상황에 따라 언제든 손흥민이 이동할 수 있다는 것도 무기다.
이 화려한 자원들 중에서도 빛나는 선수는 역시 이강인이다. 어느덧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이강인의 진가는 이미 여러 번 입증됐는데 최근 파라과이전에서도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플레이가 나왔다.
이강인은 1-0 불안한 리드가 이어지던 후반 30분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상대 수비수 2명이 둘러싼 상황에서 개인 전술로 탈압박에 성공한 그는 파라과이 골문을 향해 뛰어 들어가는 오현규를 향해 절묘한 로빙 침투 패스를 넣어 완벽한 1대 1 기회를 제공했다. 답답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있다는 것은 팀의 큰 힘이다.
중원의 핵은 황인범이다. 어느덧 대체불가 자원이 된 황인범은 3선에서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아주는 키 플레이어다. 황인범은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 3차 예선 총 16경기 중 딱 1경기만 빠졌다. 참가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시간동안 필드를 누볐다. 그만큼 비중이 크다는 방증이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황인범은 탁월한 탈압박 능력과 창의적인 패스 그리고 스스로 슈팅을 시도할 수 있는 마무리까지, 장점이 많다. 홍 감독은 백승호, 김진규, 원두재, 옌스 카스트로프 등 다양한 선수들을 저울질하면서 황인범과 가장 좋은 조합을 고심 중이다.
최후방의 보루는 역시 김민재다. 탈아시아급 수비수로 평가되며 분데스리가의 상징과도 같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하는 김민재는 이제 존재만으로 동료에게 힘이, 상대에게는 부담이 되는 수준의 선수가 됐다. 대인마크 능력은 분데스리가에서도 정상급이다.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수비진 중심은 김민재라는 사실에 변함없다. 어느덧 대표팀 수비수들 중에 최고참급이 돼 리더십도 필요한데, 후배들 입에서 "민재 형이 알아서 다해준다"는 감탄이 나오니 든든하다.
월드컵 본선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상대 네임벨류에 기가 죽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선수들 면면도 달라졌다. 특히 손흥민, 이강인, 황인범, 김민재는 앞으로도 쉽게 나오기 힘든 수준의 선수다. 적어도 주눅 들지 않고 시작할 수 있는 배경은 마련됐다.
lastuncl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