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나라'서 첫 경기 카스트로프 "분위기 환상적…결과 아쉬워"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어머니의 나라에서 처음 국가대표 경기를 치른 '혼혈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가 한국 팬들의 응원과 환대가 환상적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다만 팀의 참패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0-5로 크게 졌다.

카스트로프는 후반 시작과 함께 황인범을 대신해 투입돼, 종료까지 약 45분을 소화했다. 카스트로프는 특유의 터프한 수비와 넓은 활동량을 보여주긴 했으나 대패를 막기엔 부족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를 둔 카스트로프는 독일에서 태어나 성장하다, 최근 어머니 나라의 국가 대표로 뛰기 위해 독일축구협회에서 대한축구협회로 소속을 바꾸고 태극 마크를 달았다.

지난 9월 미국에서 열린 미국·멕시코와의 2연전에 출전했던 그는 이번 10월 소집에도 부름을 받고 한국 팬들 앞에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카스트로프에게는 더없이 의미가 깊은 날이었지만, 팀이 워낙 큰 점수 차로 패했기에 표정은 밝지 않았다.

카스트로프는 "홈팬들이 가득 찬 경기장 분위기는 환상적이었다. 홈 데뷔전을 치르게 돼 기쁘다. 경기장은 물론 SNS에서도 많은 팬이 응원해 주시는 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에도 6만3237명의 구름 관중이 운집했고, 카스트로프를 포함한 대표팀 선수들을 끝까지 응원했다.

카스트로프는 "늘 그렇듯 오늘 경기도 꼭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브라질이 워낙 강해 힘들었다. 좀 더 영리하게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적어도 0-5라는 스코어보다는 잘할 수 있었다고 믿지만, 우리는 브라질이라는 세계적인 팀을 존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날 카스트로프는 중앙 미드필더로 뛰다가, 후반 중반 원두재가 투입된 이후부터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꾸는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다.

카스트로프는 "소속 팀 묀헨글라트바흐에서도 자주 뛰었던 포지션이기에 큰 문제는 없다. 어느 포지션이든 팀을 위해 뛸 것"이라며 멀티 포지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카스트로프와 함께 분데스리가를 누비는 이재성(마인츠)은 한국 대표팀 선수로 100번째 경기에 출전, 센추리클럽에 가입했다.

카스트로프는 "매년 10경기 이상 출전했다는 뜻인데 정말 대단하다. 컨디션 관리도 잘해야 하고, 꾸준히 잘해야 한다"면서 "쉽지는 않겠지만, 나도 한국 선수로서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뛸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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