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美 원정서 자신감 얻어…브라질전, 좋은 경기 기대"[일문일답]

"손흥민, 주장 역할 잘하고 있어…득점력 의심할 여지없이 훌륭"
"박용우 부상 이탈, 선수·전술로 보완…조규성은 시간 필요"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10월 소집명단 발표를 하고 있다. 2025.9.2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9월 미국 원정 2연전에서 1승 1무를 기록하며 자신감을 얻은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브라질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홍명보 감독은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브라질(10월 10일), 파라과이(10월 14일)와 2연전에 참가할 26명의 국가대표 명단을 공개했다.

홍 감독은 "본격적인 월드컵 체제로 돌입한 가운데 선수들이 9월 미국 원정에서 좋은 자세를 보였다. 새로운 전술에 아직 완벽히 적응하지 못했지만 짧은 시간 동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감사하다"면서 "미국 원정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점이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이 미국 원정에서 선보인 새로운 전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라면서 "브라질이 강팀이지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자신감을 갖고 브라질을 상대하는 것은 최전방에 자리한 손흥민(LA FC)의 존재도 크다.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은 미국 원정에서 2경기 연속골을 넣었고, 소속팀으로 돌아간 뒤에도 연속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최근 출전한 6경기에서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주장은 주위에서 얼마나 도와주느냐에 따라 역량이 달라진다. 대표팀 내에 모든 선수의 리더십이 필요한데, 손흥민이 (중심에서) 주장 역할을 잘하고 있다"면서 "손흥민은 세계 최고의 리그(EPL)에서 득점왕을 차지할 정도로 득점력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좋은 몸 상태를 보여줘 고무적"이라고 리더십과 득점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팀은 이번 10월 2연전을 통해 무릎 부상을 당한 박용우(알아인)를 대체할 선수도 찾아야 한다. 박용우는 최근 소속팀 경기에서 심각한 무릎 부상을 당했다. 아직 정확한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큰 부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은 "박용우는 늘 대표팀에 성실했던 선수인데, 크게 다쳐 본인은 물론 팀 입장에서 안타깝다.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면서 "팀 내에서 박용우만큼 수비 의식과 능력이 좋은 선수를 찾기 어렵다. 다른 선수, 또는 전술적으로도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10월 소집명단 발표를 하고 있다. 2025.9.2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의 일문일답.

-10월 소집 명단을 공개했다.

▶이제는 본격적인 월드컵 체제다. 미국 원정 2연전이 중요했는데, 좋은 결과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새로운 전술에 임하는 자세가 마음에 들었다. 아직 부족한 점도, 보완할 점도 있지만 짧은 시간 준비한 것을 감안하면 고맙다.

미국 원정에서 여러 가지 수확이 있었다. 미국, 멕시코는 전력이 강한 팀으로 월드컵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팀이다. 이런 팀들을 상대로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은 좋았다. 또한 미국의 기후, 환경 적응도 선수들에게 도움이 됐다. 10월에 2경기를 하는데, 방향성은 이전과 같다.

이번 소집 명단에 가장 큰 이슈는 박용우의 부상이다. 박용우는 늘 대표팀에 성실했던 선수인데, 큰 부상을 당해서 본인은 물론 팀으로 안타깝다.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 월드컵 전까지 이런 일이 더 벌어질 수도 있다. 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이재성과 황인범 몸 상태는 어떤가.

▶소속팀 감독과 소통을 해서 출전 시간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재성은 지난 경기 출전, 몸 상태에 전혀 문제가 없다. 또 부상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컨디션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황인범은 소집 전까지 2경기를 남겨뒀다. 몸 상태를 보고 출전 시간을 조율할 생각이다. 황인범은 대표팀에 중요한 선수다. 6월 이후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전술적인 변화가 생겼는데, 이 부분에 대해 교감할 필요가 있다.

-조규성이 최근 출전 시간 늘려가고 있는데, 소집 대상이 아니었나.

▶조규성은 경기에 조금씩 출전해 득점도 하고 있다. 긍정적이고 좋은 일이다. 하지만 아직 무릎 상태가 비행기를 10시간 이상 타고 와서 경기를 준비하기엔 힘들다. 안정적인 상황에서 재활하고 출전 시간을 늘리는 것이 우선이다. 대표팀에 필요한 자원이다.

-손흥민이 A매치 포함 6경기 연속 득점을 하고 있다.

▶득점력은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도 득점왕을 차지할 정도로 의심할 여지가 없다. 좋은 몸 상태를 보여주고 있어서 고무적이다.

LA FC 손흥민. ⓒ 로이터=뉴스1

-소집 명단에 수비수가 11명이다. 스리백으로 바꾸는 건가.

▶지금 정하기 너무 이르다. 전술은 감독 철학도 중요하지만 구성원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본선에서 전력이 강한 팀을 상대로 스리백을 꺼내 들 때 선수들이 어떤 경기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 단계다. 지금 당장 스리백, 포백을 단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브라질처럼 강한 팀을 상대로 얼마나 더 효율성이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센터백에 조유민과 김지수가 합류했다.

▶조유민 경기는 직접 봤다. 무릎 수술 이후에 처음으로 90분을 소화하는 등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김지수는 이적해서 계속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미국 원정 때 부르려고 했지만 22세 이하(U22) 대표팀 요청이 있어서 양보했다. 이번엔 테스트할 기회다.

-황희찬이 돌아왔다.

▶소속팀에서 꾸준히 좋은 경기를 해서 소집했다. 9월 소집을 앞두고는 출전 시간도 부족했고, 다른 선수를 실험하기 위해서 황희찬을 제외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의 이탈이 생겼다.

▶우리보다 강팀을 상대로 경기할 때 수비 능력과 수비적인 의식이 중요한데, 박용우가 이를 갖고 있다. 박용우를 대체할 선수를 찾기 쉽지 않다. 다른 선수 또는 전술적으로도 대체해야 한다. 미드필더들과 미팅을 통해서 해결 방안을 찾겠다.

-손흥민 주장 이슈는 이제 사라진건가.

▶원래 주장은 감독이 팀을 전체적으로 보면서 결정해야 한다. 손흥민은 주장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대표팀 주장은 주위에서 얼마나 도와주느냐에 따라 역량이 달라진다. 대표팀 내에 모든 선수의 리더십이 필요한데, 손흥민이 (중심에서) 주장 역할을 잘하고 있다.

-카스트로프 재발탁 배경은 무엇이고 활용법이 달라지나.

▶소속팀에서 공격적인 역할을 하고 득점을 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도 가능하다. 멀티 능력은 대표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잘 해낼 선수다. 대표팀에서는 우선 미드필더로 분류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선수들이 경기력과 폼이 좋다. 그 부분이 중요하다. 공격수 오현규가 득점을 꾸준히 하는 것은 본인뿐만 아니라 대표팀에도 도움이 된다. 이태석도 득점했는데, 경기력도 꾸준하다. 좋은 상황이다.

-브라질전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나.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브라질이 세계적으로 강한 팀이고, 모든 선수 능력이 빼어나 전력에서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축구는 매번 강팀이 이기는 것이 아니다. 객관적 전력에서 약한 팀이 결과를 가져올 때도 있다. 선수들 모두 미국 원정 2경기에서 자신감을 얻고, 새로운 전술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좋은 경기를 기대한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