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도움 5개' 세징야 앞세운 대구 "꼴찌지만 포기는 없다"

준비했던 경기력 다 나와 선수단 내부 자신감은 최고
11위에 승점 9점 뒤진 채 8경기 남겨

대구의 왕 세징야(가운데)(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가 '대구의 왕' 세징야를 앞세워 잔류 희망을 이어간다.

대구는 24일 기준 5승7무18패(승점 22)를 기록, 12개 팀 중 최하위에 자리해 있다.

쉬운 상황은 아니다. K리그1 최하위 팀은 생존 기회 없이 다음 시즌 K리그2로 다이렉트 강등이다. 10위와 11위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해 잔류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지는데, 대구와 11위 제주 SK(승점 31)와의 격차는 9점이다.

전혀 승산이 없는 것도 아니다. 대구는 정규리그 3경기와 하위 스플릿끼리 치르는 파이널B 5경기까지 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8경기 안에 ㄴ9점 차를 따라잡아야 적어도 다이렉트 강등을 피할 수 있다.

대구는 지난 8월 30일 수원FC, 9월 14일 김천 상무를 연달아 잡으며 2연승을 기록, 상승세를 탔지만 직전 경기였던 20일 대전하나시티즌전에선 2-3으로 패해 흐름이 한 번 꺾였다.

이 시기 강등권 팀들은 쉽지 않은 현실과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버리는 경우도 많은데, 그래도 대구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대구 관계자는 "다행히 선수단 내에선 계속해서 '해 보자'는 마음이 공유되고 있다. 지난 두 경기 결과가 좋았고 대전전도 실책에 이은 실점이었을 뿐, 팀이 준비한대로 경기가 잘 진행됐다. 선수들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예 절망적이었던 시즌 중반과 비교하면 승점 간격이 꽤 좁아졌고, 대전전을 패했어도 제주와 수원FC(승점 34) 등의 흐름도 크게 좋지는 않아 여전히 희망은 있다. 지난 14일 김천전 승리 후 선수단은 "절대 포기하지 말자"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들고 단체사진을 찍기도 했다.

승리 후 단체사진을 찍은 대구 선수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대구가 무너지지 않고 계속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동력 중 하나는 세징야의 선전이다.

2016년부터 대구에서 뛴 '10년 차' 세징야는 최근 3경기서 도움 5개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발끝을 자랑하고 있다.

세징야는 대구의 전술적·정신적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선수라, 세징야가 없으면 대구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된다.

한때 부상으로 오래 자리를 비우기도 했던 세징야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이번 시즌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대구는 최근 3경기서 7골이라는 좋은 득점력을 보였는데 이 중 5개가 세징야의 도움으로 만들어졌다. 좋은 세트피스 킥과 침투 패스 능력을 보유한 세징야 덕분에 대구는 경기 내용에서 다소 밀리더라도 한 골은 언제든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대구 관계자는 "김병수 감독이 따로 내색은 안 하지만, 세징야가 늘 제 몫을 다 해주고 있고 팀을 위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 신뢰를 보내고 있다"면서 "세징야를 중심으로 끝까지 잔류를 위해 싸우겠다는 의지로 뭉쳐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대구는 27일 9위 울산HD(승점 36)와의 홈 경기를 시작으로 10월 4일 6위 광주FC(승점 41) 원정, 10월 18일 7위 강원FC 홈 순서로 정규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다.

최하위에 머물고 있지만 가장 핫한 선수가 뛰고 있어, K리그 강등권 싸움은 여전히 예측불허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