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 어른 정몽준 회장 쓴소리…"대표팀 경쟁력·외교력 끌어올려야"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 공헌자 부문 선정
"내부 행정은 축구인이…회장은 바깥일 해야"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부회장 겸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공헌자 부문에 헌액된 후 소감을 전하고 있다. 2025.9.16/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과 대한축구연맹 회장을 역임하며 한국 축구의 큰 발전을 이끈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여전한 애정을 나타내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의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진행된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공헌자 부문으로 헌액됐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프로축구연맹이 창설된 1994년 초대 및 제2대 회장을 역임해 1998년까지 연맹을 이끌었다. 정 명예회장 재임 중 K리그는 타이틀 스폰서 제도를 도입했고 10개 구단 체제로의 확대, 지역연고제 정착 등을 이뤘다.

더불어 정몽준 명예회장은 1993년부터 2009년까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지내면서 2002 한일월드컵 유치 및 성공적 개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및 집행위원으로 활동, 국제 축구계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였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이제 한발 물러서 있지만 여전히 한국 축구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정 명예회장은 이날 "우리나라 축구가 지난 30년 동안 많은 발전을 했는데 모두 여기에 계신 축구를 사랑하는 분들 덕분"이라며 기뻐했다. 그러면서 애정 가득 담은 조언을 잊지 않았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2가지만 전하려 한다. 먼저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부탁하고 싶다"면서 "현재 한국이 FIFA 랭킹이 23위인데, 일본은 17위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은 4강에 올랐지만 일본은 16강에 탈락했다. 한국이 더 나아져야 하지 않나. 분발해 주길 바란다"며 대표팀 경쟁력 향상을 주문했다.

한국은 현재 FIFA 랭킹에서도 일본에 뒤질 뿐만 아니라 최근 일본과 A매치에서 3연패의 치욕을 겪고 있다.

오랜 시간 축구 행정을 경험한 정몽준 명예회장은 행정, 특히 외교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명예회장은 "행정 하는 분들에게도 할 말이 있다. 2002년 월드컵을 일본과 공동 개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FIFA 부회장에 당선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협회장을 지낼 때 축구인들을 만나 이야기했다. 내부 행정은 축구인이 하고, 회장은 바깥일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부회장으로 FIFA 회의에 참석했는데, 대부분 2002 월드컵 개최지를 경제력이 뛰어나고 국제 사회에서 입지가 좋은 일본으로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난 한국이 일본보다 축구 실력이 더 뛰어난 점을 강조하며 설득해 공동 개최를 끌어냈다"고 덧붙였다.

거침없이 직언한 정몽준 명예회장은 "2026년 월드컵이 북중미에서 펼쳐지는데,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힘을 모아서 좋은 결과로 많은 분께 큰 기쁨을 주길 바란다"며 한국 축구의 선전을 기원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