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재개…위기의 울산, 하필 상대가 '동해안 더비' 라이벌 포항

3연패 빠진 울산, 현재 8위…13일 원정 동해안 더비
포항 입단 기성용, 울산 소속 이청용과 만남도 주목

A매치 브레이크 기간 전지훈련을 실시한 울산HD. 신태용 감독은 해법을 마련했을까.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축구대표팀의 미국 원정 일정으로 잠시 중단됐던 K리그1이 재개된다. 치열한 순위 싸움 속 한여름을 보내느라 몸도 마음도 지쳤던 팀들은 약 2주가량의 휴식기를 통해 숨을 돌리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정규리그 막바지다. A매치 브레이크 전까지 K리그1은 28라운드까지 마쳤다. 이제 상하위 스플릿으로 갈리는 33라운드까지는 5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모든 팀들의 1차 성패가 걸린 분수령이다.

가장 많은 관심이 향하는 팀은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다. 호화 스쿼드를 앞세워 4연패에 도전하겠다던 개막 출사표를 떠올리면 8위라는 현재 위치는 실망스럽다.

심지어 강등권과의 격차도 크지 않다. 남은 5경기에서 부지런히 승점을 쌓지 못한다면 추운 가을을 보낼 수도 있다. 반격의 칼을 갈았을 울산인데, 하필이면 재개 후 첫 상대가 '라이벌'이다. 꽤 부담스럽다.

울산은 13일 오후 7시 포항스틸야드에서 포항스틸러스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9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185번째 '동해안 더비'다.

갈 길이 바쁜 울산인데 하필이면 재개 후 첫 상대가 부담스러운 포항스틸러스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은 28라운드 현재 9승7무12패 승점 34점으로 8위에 머물고 있다. 소방수 역할을 맡은 신태용 감독 부임 후 첫 경기에서 제주SK에 1-0으로 승리하며 분위기를 바꾸는 듯싶었으나 이후 3연패다. 이 기간 4골을 넣고 무려 9실점했다. 수비가 계속 불안하다.

9위 안양(10승3무15패 승점 33)과는 1점 차에 불과하고 강등권인 10위 수원FC, 11위 제주SK(이상 승점 31)에도 겨우 3점 앞서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벼랑 끝 승부를 벌였던 전북의 길을 따라 밟지 말라는 법도 없다.

새로운 감독이 시즌 중반 지휘봉을 잡으면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 신태용 감독도 '시간'을 호소했는데, 급한 대로 쉬어가는 페이지가 마련됐다.

울산은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강원도 속초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고성군 고성종합운동장에서 미니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이때 진행한 긴급처방이 빠르게 효과를 봐야하는데, 상대가 만만치 않다.

올해도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포항은 13승5무10패(승점 44)로 4위다. 상위권 전력으로 분류한 전문가가 많지 않았는데 뚜벅뚜벅 순위표 위로 올라갔다. A매치 브레이크 직전 라운드에서 강원에 0-1로 석패하기 전까지 4연승을 달렸다. 5경기에서 단 2실점. 울산과 달리 수비가 점점 안정감을 주고 있는 팀이다.

휴식은 울산만 취한 게 아니고, 마찬가지 에너지를 충전한 포항도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승리를 노린다. 더 높은 곳이 욕심나는 상황이다. 선두 전북(승점 63)과는 거리가 있으나 2위 김천(승점 46), 3위 대전(승점 45)은 1~2경기 만에 자리를 바꿀 수도 있다. 울산의 절박함을 포항이 배려할 상황이 아니다.

기성용과 이청용이 '동해안 더비'에서 적으로 만나는 희귀 자료도 탄생할 수 있다. ⓒ News1 조민주 기자

팀의 만남만으로도 늘 흥미로운 대결인데 이번 '동해안 더비'부터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도 추가된다.

기성용이 포항 유니폼을 입으면서 울산에 있는 절친 이청용과의 '쌍용 더비'가 펼쳐질 수 있다. 서울 기성용과 울산 이청용이 적으로 만나는 그림도 낯설었는데 '동해안 더비'에서 마주하는 '쌍용'은 더더욱 희귀 자료가 될 전망이다.

두 팀의 올 시즌 맞대결에서는 포항이 1승1무로 앞서 있다. 역대 전적도 66승55무63패의 포항이 근소한 우위에 있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