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붙박이에서 도전자로…동아시안컵이 보다 특별할 김문환

부상에서 회복해 홍명보호 재승선한 측면 수비수

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김문환이 상대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2022.1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다음 달 국내에서 펼쳐지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은 홍명보호의 아쉬운 곳을 채워줄 퍼즐을 찾아야하는 대회다. 한일전을 비롯, 동아시아 축구 최강을 가린다는 자존심을 가리는 무대라 결과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으나 보다 중요한 것은 1년 뒤 본선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선수들을 파악하는 일이다.

국제축구연맹(FIFA)가 지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기에 클럽의 의무차출 규정이 없고 따라서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함께 하지 못한다. 그래서 오히려 국내파 선수들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홍명보 감독은 아직 베스트 멤버를 정하지 않았고, 선발 11명만으로 대회를 치를 수도 없기에 포지션별 복수의 카드를 마련해 향후 1년 동안 담금질을 실시해야한다. 그 출발선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이라 다양한 위치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인데, 그중에서도 뜨거울 곳이 바로 측면 수비 자리다.

현재 대표팀 측면 수비수 중 '상수'라 부를 수 있는 선수는 유럽파 설영우 뿐이다. 2002년생 이태석이 왼쪽에서 점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냉정히 확고한 주전은 설영우 정도다.

설영우가 왼쪽과 오른쪽을 모두 커버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좌우 모두 무한 경쟁 느낌인데, 그 무주공산에 베테랑 김문환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동안 대표팀 오른쪽 수비라인의 붙박이로 활약하다 부상으로 잠시 멀어졌던 김문환은 도전자 입장에서 이번 대회를 준비한다. 홍명보호 출항 이후로는 쌓인 포인트가 거의 없으나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았으니 사실상 원점이다. 일단 동아시안컵에서 뭔가 보여주고 이후 꾸준하게 호출된다면 시선은 달라질 수 있다.

한동안 대표팀 오른쪽 수비라인의 주인이었던 김문환. ⓒ News1 김진환 기자

김문환은 파울루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아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했고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까지, 4경기를 모두 풀타임 소화했던 우측 풀백이다. 하지만 벤투가 떠나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하면서 입지가 줄어들었다.

클린스만 경질 후 2024년 3월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에서 기회를 잡은 김문환은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태국 원정에 선발 출전, 공수에 걸쳐 맹활약하며 3-0 대승에 일조했다. 다시 좋은 흐름을 타는 듯 했으나 이후로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한동안 소속팀 경기에서도 볼 수 없던 김문환은 당연히 대표팀에서 멀어졌다. 결과적으로 김문환이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출전한 경기는 지난해 11월 팔레스타인 원정이었는데 당시도 경기 막바지 교체투입이었다.

다소 어수선한 2년을 보낸 김문환 입장에서 이번 동아시안컵은 대표팀에서 존재감을 다시 표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아직 부상에서 완전하게 회복된 느낌이 아니고, 최근 대전에서도 교체로 출전하는 김문환을 호출했다는 것은 홍명보 감독이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월드컵 본선을 경험한 흔치 않은 사이드백'이라는 점은 사령탑 입장에서 경쟁력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선배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대표팀 오른쪽 측면 자리를 꿰찬 김문환이 이제 후배들 앞에 도전자로 섰다. 사실 카타르 월드컵을 1년 앞둔 시점에서 김문환이 오른쪽의 주전이 될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아직 그에게도 '다음 월드컵'의 기회가 있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