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PICK] '韓 축구의 영웅' 유상철, 하늘의 별이 되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2002년 한일월드컵의 영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별세했다. 췌장암 투병 중이었던 유 감독은 7일 오후 입원 중이던 서울 아산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향년 50세.

너무 일찍 우리 곁은 떠난 유 감독의 빈소에 축구인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영웅 유 감독을 떠나보내야 해서 모든 축구계가 슬퍼하고 있다. 유 감독은 멀티플레이어로 한국 축구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애도한 뒤 "한국 축구를 대표해 유 감독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고, 유족들과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눈 뒤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였던 정몽준 아산 재단 이사장은 "개인적으로 유 감독을 마음속으로 가깝게 생각을 했는데, 항상 명랑하고 활달한 유 감독이 다른 세상에 간다는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유 감독은 열심히 살았고, 유 감독의 유족분들께서 앞으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저희들이 관심을 갖겠다. 감사하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영웅들도 유 감독의 마지막 가는 길을 위해 뭉쳤다. 유 감독을 포함한 2002 월드컵 멤버들은 폴란드·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 등을 제압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고, 월드컵 4강이라는 빛나는 결실을 맺었다.

한국 축구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함께했던 영웅들은 유 감독의 마지막 가는 길을 위해 한 자리에 함께했다.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2002 멤버들과 오후 6시 무렵 함께 빈소를 찾기로 미리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유 감독을 보낼 수 있는) 오늘 하루 밖에 남지 않은 귀한 시간이기에, 이왕이면 다 같이 같은 시간에 모이면 좋을 것이라 판단했다. 사정이 있어 오지 못하는 이들은 근조화환 등으로 마음을 대신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을 포함한 2002 멤버들은 개인적 일정이 있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9일 발인에도 자리를 지킨다. 김 부회장은 "나 역시 내일 발인을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빈소에는 2002 월드컵 멤버 외에도 박지원 국정원장, 많은 축구계 관계자들과 이동국, 기성용, 등 축구 선수들과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전달수 인천유나이티드 대표이사 등 구단 관계자들이 유 감독의 빈소를 찾았다.

한편 유 감독의 발인은 9일 오전 8시다. 유족 측은 9일 장례 과정을 가족들만 참석하는 조촐한 행사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 감독은 현역 시절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벨기에 전에서 극적인 동점골로 무승부를 이끌며 3전 전패 위기 탈출과 2002년 한일월드컵 첫 경기 폴란드 전에서 추가골을 기록하며 한국 축구의 월드컵 첫 승리를 이끄는 등 한국 축구가 필요로 할 때마다 큰 힘을 보탰다.

1994년부터 2005년까지 태극 마크를 달고 A매치 124경기 18득점을 기록하며 '유비'라는 애칭처럼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많은 영광의 순간을 함께 하며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누구보다 사랑받는 축구 선수, 감독이였던 유상철은 모든 이들의 애도 속에 하늘 위 가장 빛나는 별로 우리 곁을 떠났다. 유 감독은 누구의 말처럼, 영정사진에서 보였던 환한 미소로 하늘에서도 환하게 웃으며 우리를 비춰줄 것이다.

kwangshinQQ@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