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에도 흔들림 없는 기성용, K리그 흔드는 '멘탈갑 기라드'

3경기 연속 득점포, 서울 2위 견인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FC서울과 광주FC의 경기에서 서울 기성용이 역전골을 넣고 있다. 2021.3.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온갖 외풍에도 흔들림이 없다. '하나원큐 K리그1 2021' 개막 후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단연 기성용(32·서울)이다.

기성용은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1 6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슈퍼 매치'에 선발 출전, 0-1로 뒤지던 전반 45분 동점골을 터트리는 등 맹활약 속 2-1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연승 행진을 달린 서울은 4승2패(승점 12)로 전북 현대(승점 14)에 이어 2위로 도약했다. 지난해 하위 스플릿으로 내려가며 자존심을 구겼던 서울은 기성용의 활약을 앞세워 초반 상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성용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성폭력 의혹 등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기성용의 후배들은 그가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고, 기성용이 이를 반박하는 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기성용은 결국 22일 법정 대리인을 통해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후배 C, D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논란만으로도 크게 흔들릴 법한 사인인데, 기성용이 이번 시즌 그라운드서 보여주는 모습은 놀랍다. 오죽하면 '멘탈갑'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기성용은 지난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수원FC와의 경기(3-0)에서 대지를 가르는 이른바 '택배 패스'로 나상호의 골을 도와 화제가 됐다.

기성용의 패스 영상은 조회수가 140만이 넘을 정도로 엄청난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원래 수비형 미드필더인 기성용은 최근 박진섭 서울 감독이 한 단계 전진 배치하면서 효과를 봤다. 오스마르가 후방서 버텨주기에 기성용도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가 중원에 있는 팔로세비치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FC서울과 광주FC의 경기에서 서울 기성용이 코너킥을 차고 있다. 2021.3.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13일 인천 원정에서는 0-0으로 맞서던 후반 종료 직전 결정적인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예전 유럽 무대에서 호쾌한 중거리 슈팅으로 스티븐 제라드를 연상하게 해서 '기라드'라고 불렸던 모습 그대로였다.

이어 17일 광주와의 홈 경기(2-1 승)에서도 1-1로 팽팽하던 후반 38분 절묘한 왼발 슈팅으로 2경기 연속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나아가 관심을 모았던 수원과의 슈퍼 매치에서도 골 네트를 가르는 등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경기 연속 골맛을 봤다. 올 시즌 6경기에 모두 나와 3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K리그1 득점 부문에서 일류첸코(전북·4골)에 이어 공동 2위에 자리하고 있다. 김진혁(대구), 김인성(울산), 팀 동료인 나상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기성용은 각종 논란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운데서도 그라운드에서만큼은 모든 것을 실력으로 입증하고 있다.

기성용은 "지난해 반년 동안 한 게 아무 것도 없어서 팬들과 구단에 미안했다"며 "보여드릴 수 있는 걸 다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1'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FC서울의 경기, 서울 기성용이 동점골을 넣은 후 고광민과 기뻐하고 있다. 2021.3.2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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