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골폭격 안병준…북한 출신 K리거 역사 새로 쓴다

(서울=뉴스1) 문영광 김도용 기자 =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국적은 북한, 조부모 고향은 한국 제주도…

조총련계 재일교포로 북한 대표팀 출신인 수원FC 안병준의 이력이다.

안병준은 올 시즌 K리그2에서 개막 후 5경기 연속골로 대전 안드레와 함께 득점부문 공동선두(6골)을 달리고 있다. 작년 시즌 중반 이후 부상 때문에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했지만, 올 시즌에는 그야말로 ‘환골탈태’의 모습으로 수원FC의 초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재작년까지 일본 J리그에서만 선수생활을 했던 안병준은 지난해 수원FC의 영입제안을 받아들이면서 K리그에 입성했다. 북한 대표팀 경력까지 더해 한국, 북한, 일본 축구를 모두 경험한 셈이다.

안병준은 K리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한국말을 할 수 있다는 게 제일 컸고, 그런 면에서 외국이지만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까 했다”며 “나와 아내 모두 일본에서만 살아왔지만 한국에서 생활해보니 편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득점 공동선두인 안병준과 안드레는 앞으로 2경기만 더 연속골을 넣으면 부산 이정협이 가지고 있던 K리그2 개막 연속골 기록에 다가선다. 이 기록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묻자 안병준은 “기록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기록을 위해서 뛰는 건 아니고 팀 승리를 위해서 뛴다”며 “결과적으로 기록을 세우면 기쁘기는 할 것”이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5라운드까지 기록 중인 6골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골은 ‘안산전 발리슛’을 꼽았다. 안병준은 “말로니 패스 타이밍과 움직이는 타이밍이 딱 맞았고, 슈팅도 잘 들어갔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안병준은 지난 2017년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챔피언십에서 북한 대표팀의 공격수로 한국을 상대했다. 그때의 기억을 묻자 “마지막 한 10분 정도 뛰었는데 재일교포들이 응원을 많이 와줘서 동기부여가 컸다”고 회상했다.

안병준은 “북한 대표팀에 대해서 생각할 일은 많이 없다. 뽑히면 기쁘겠지만 대표팀에 뽑히기 위해서 잘 하겠다는 마음은 없다”며 현재는 소속팀 수원FC에서의 경기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대표 출신 재일교포 K리거는 여럿 있었다. 과거 수원삼성에서 활약했던 정대세, 안영학 등이 대표적이다. 안병준은 “(정대세, 안영학 등이) 수원이 진짜 좋은 곳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고, K리그도 해볼만 하다고 그런 얘기 해줬다”며 한국행을 결정하는 데 조총련계 출신 선배들의 조언이 있었다고 말했다.

안병준은 과거 ‘인민 루니’로 불렸던 정대세처럼 ‘인민 OO’ 같은 별명이 붙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거나 상관없다”며 “선수로서 별명이 붙는 건 고마운 일”이라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수원FC 안병준이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6.1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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