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김남일, 2002 월드컵 4강 주역 대결서 웃었다…최용수의 서울 제압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간의 맞대결에서 '후배' 김남일 감독(43)이 웃었다.
김남일 감독이 이끄는 성남FC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0' 4라운드에서 후반 44분 터진 토미의 결승골로 FC서울을 1-0으로 제압했다.
두 팀의 경기는 지난해 12월 김남일 감독이 성남의 지휘봉을 잡을때 부터 관심을 모았다. 당시 김남일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꼭 이기고 싶은 팀으로 서울을 꼽았다.
이에 최용수 서울 감독(47)은 경기를 앞두고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서울은 모든 팀들의 적이었다. 더 자극을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10년 동안 내가 겪은 경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면서 경험을 앞세워 승리를 자신했다.
최용수 감독과 김남일 감독은 2002 월드컵에서 함께 4강 신화를 이룬 레전드다. 최용수 감독이 2017년 중국의 장쑤 쑤닝 지휘봉을 잡던 시절 김남일 감독이 코치를 지낸 바 있다. 이처럼 둘의 인연이 깊었던 만큼 경기 전부터 펼쳐진 두 감독의 신경전까지 더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두 감독은 서로 다른 이유로 이전과 다른 선발 명단을 들고 나왔다. 서울은 다리 근육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오스마르를 명단에서 제외, 휴식을 줬다. 오스마르가 빠진 중원은 주세종과 한찬희, 한승규 등 기술이 좋은 미드필더 3명을 배치했다. 군에 입대한 박동진이 빠진 자리에는 지난 22일 포항 스틸러스전과 마찬가지로 고요한이 자리했다.
성남은 양동현과 임선영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성남 관계자에 따르면 둘의 몸 상태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 김남일 감독은 경험 많은 둘을 교체 명단에 올리면서 전술적인 선택을 했다.
서울은 경기 시작부터 라인을 끌어올리면서 성남이 쉽게 올라오지 못하도록 했다.
성남은 수비수 5명을 두고 수비를 강화한 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프로에 데뷔한 홍시후의 빠른 돌파를 활용한 역습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김남일 감독은 전반 33분 만에 양동현을 투입, 변화를 줬다.
이후 두 팀은 팽팽한 경기를 펼치면서 후반 44분까지 골이 나오지 않았고, 이대로 경기는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김남일 감독이 마지막 교체 카드로 꺼낸 토미가 후반 44분 극적인 골을 터뜨리면서 성남이 활짝 웃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싸움에서부터 최용수 감독님에게 지기 싫었다"면서 "최용수 감독님과 중국에서 6개월 생활하면서 스타일을 알고 있었다. 어떻게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었다"며 이날 승리가 준비된 결과라고 밝혔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김 감독이 처음 팀을 맡았지만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앞으로 고비가 더 있겠지만 노하우를 쌓는다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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