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30] 상대는 모두 강하다… 그래서 1차전이 관건이다
- 임성일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한국의 10번째 월드컵 조별라운드 상대가 스웨덴-멕시코-독일로 정해졌을 때 분위기는 암울했다. 역대 최악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애써 위로할 수 있는 표현은 "월드컵에서 쉬운 상대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정도였다. 그만큼 쉽지 않은 조에 속했다는 방증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챔피언이자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독일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강이다. 노이어 골키퍼가 오랜 부상으로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라는 지적이 있으나 흠집 내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우승에 가장 근접한 전력이라는 평가를 의심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스웨덴은 그저 개개인의 피지컬이 좋다는 평가를 내리기에는 전체 조직력이 더 돋보인다. 유럽예선 10경기서 9실점에 그쳤을 정도로 수비력이 좋고 그들 때문에 네덜란드는 고배를 마셨다. 유럽예선 플레이오프에서도 '아주리군단' 이탈리아를 꺾고 본선에 진출해 사기도 드높다. 멕시코는 북중미 대륙을 대표하는 터줏대감이다. 언제든 월드컵 16강은 자신 있는 나라다. 멕시코는 1994년 미국 월드컵부터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6회 연속 16강에 성공했다.
이들과 함께 아시아의 한국이 한배를 탔다면,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가장 낮게 보는 게 정상적이다. 세계의 시선이 다 비슷하다.
FIFA는 F조 편성 후 "타이틀 홀더인 독일이 포함된 조다.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당연한 결과라는 것은 없지만 월드컵 4회 우승팀이자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정상을 차지한 독일이 조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뒤 "이는 멕시코와 스웨덴의 맞대결이 남은 한 자리를 결정할 중요한 대결임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한국의 비중을 크게 두지 않은 셈이다.
FIFA를 비롯한 많은 매체들이 F조의 판세를 '독일 우세, 멕시코-스웨덴 경합, 한국 열세'로 보고 있다. 4월 현재 멕시코는 FIFA 랭킹 15위고 스웨덴은 23위고 한국은 61위다. 이상할 것도 기분 나쁠 것도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패배를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다. 분명 축구공은 둥글다. 신태용 감독 역시 러시아 월드컵 명단을 발표하던 14일 기자회견에서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3전 전패를 당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런 예상을 뒤집기 위해 코칭스태프와 준비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에서 '통쾌한 반란'을 일으키고 귀국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피력했다. 목소리에만 힘을 준 것이 아니다, 나름 시나리오를 계획하고 있는데, 분수령은 1차전이다.
신 감독은 조편성 이후 그리고 월드컵을 한 달 남겨둔 시점까지 일관되게 1차전 스웨덴을 승부처로 보고 있다. 그는 "올림픽이나 U-20 월드컵에 나갔던 경험을 볼 때 1차전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다면 이후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코칭스태프는 조편성 이후 꾸준하게 스웨덴을 우선순위에 놓고 분석했다. 한국이 지난 3월말 유럽 2연전을 북아일랜드, 폴란드와 가진 것 역시 스웨덴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스웨덴에 방점을 찍은 대표팀의 분석 작업은 최종명단 작성에도 영향을 주었다.
신 감독은 14일 발표한 28명의 명단 속에 이승우와 문선민이라는 깜짝 카드를 포함시켰다. 스스로 '스웨덴전의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고 에둘러 이유를 설명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승우는 상대팀 뒷 공간을 파고드는 민첩한 움직임이 좋다. 문전에서 많은 파울을 유발할 수 있고 상대 수비를 교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이승우는 꾸준하게 지켜봐왔다. 특히 스웨덴을 분석하면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말로 필요한 자원이라는 뜻을 전했다.
과거 스웨덴리그에서 활약한 적 있는 인천의 문선민을 향해서도 "스웨덴에서 5~6년 활약한 만큼 스웨덴에 익숙하다. 100m를 11초에 뛰는 빠른 발과 저돌적인 면이 있다. 과감함이 나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신 감독 머리 속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대는 스웨덴이다.
독일은 말할 것도 없고 7회 연속 월드컵 16강에 도전하는 멕시코도 한국보다 강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해볼 만한 상대를 꼽으라면 스웨덴이다. 두 팀의 대결은 마침 1차전이다. 어떤 강호도 첫 판은 부담스러운 법. 경기 초반만 잘 넘긴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보다 쫓길 상대를 쓰러뜨릴 가능성도 분명 존재한다. 1차전을 넘으면, 그 다음은 또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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