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10명으로 분위기 바꾼 전북, 수원과 1-1… 30경기 무패

18일 오후 전북 전주시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리그 클래식 프로축구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경기에서 전북 레오나르도 선수가 동점골을 넣고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2016.9.18/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18일 오후 전북 전주시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리그 클래식 프로축구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경기에서 전북 레오나르도 선수가 동점골을 넣고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2016.9.18/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이겨야 한다'는 전북현대 선수들의 집념이 '이기고 싶다'는 수원삼성 선수들의 간절함을 앞질렀다.

전북이 18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비록 승리하지는 못했으나 이날 무승부로 전북은 올 시즌 '무패행진' 기록을 또 늘렸다. 17승13무, 무려 30경기 동안 패배를 모르고 있다.

똑같이 승점 1점씩을 나눠가졌으나 전북이 이긴 것 같은 분위기였다. 수원으로서는 잡을 수 있었던 대어를 놓친 격이 됐다. 수원 쪽의 실수도 있었으나 전북이 그만큼 강했다.

시즌 개막 후 29경기를 치르며 7승13무9패라는 초라한 성적과 함께 10위로 추락해 있는 수원으로서는 자존심과 순위 상승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경기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수원은 전반 44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홍철의 프리킥을 김형일이 걷어내자 조나탄이 가슴으로 잡아낸 뒤 발리 슈팅을 시도해 전북 골망을 흔들었다. 시야가 가려진 권순태 골키퍼가 어쩔 수 없던 상황이다. 전북은 후반 초반 더 큰 위기를 맞았다.

베테랑 수비수 조성환이 후반 6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거친 태클을 시도하다 경고를 받았다. 전반전에 이미 옐로카드가 있던 조성환은 곧바로 퇴장을 당했고, 전북으로서는 지고 있는 상황에서 10명이 싸워야하는 힘겨운 배경이 만들어졌다.

누가봐도 원이 전북의 무패행진을 저지하면서 동시에 전주성 5연패 사슬도 끊을 수 있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북 선수들의 놀라운 투혼이 흐름을 바꿨다.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파울과 부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뛰고 몸을 내던졌다. 그러자 려 1명이 더 많은 수원 선수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27분, 내내 두들기던 전북은 기어이 동점을 만들어냈다. 수원 진영 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레오나르도가 기막힌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수비벽을 아름답게 넘은 레오의 킥은 크로스바 하단을 맞고 빨려 들어갔다. 노동건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궤적이었다.

동점 이후에도 전북은 이동국을 중심으로 역전을 위해 뛰었다. 수원도 놓친 고기를 다시 잡기 위해 아끼던 권창훈을 투입하는 등 나름 맞불을 놓았으나 이종성이 흥분을 주체하지 못해 퇴장 당하면서 수적 우위도 사라졌고 막판에는 막는 것에 급급했다.

결과적으로 전북도 추가골을 넣지 못한 채 경기는 1-1로 마무리 됐다. 하지만 경기장 분위기는 그 어떤 대승보다도 뜨거웠다.

상대는 2년 연속 정규리그 준우승에 빛나는 수원이다. 비록 올해의 성적이 좋지 않아도 수원은 수원이다. 왜 전북이 올 시즌 '무패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지 힘을 보여줬던 경기였다.

lastun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