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신진호 이탈' FC서울, 사람을 바꿀까 틀을 바꿀까
- 임성일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나 역시 (신)진호가 이렇게까지 잘해 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의 말처럼,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 스틸러스에서 영입한 신진호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슬로스타터'라는 지긋지긋한 꼬리표를 떼고 FC서울이 정규리그 1위(5승1패)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선두(3승1무)를 달릴 수 있었던 배경 속에 신진호의 활약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데얀이 가세하고 아드리아노가 펄펄 날면서 무게감이 한층 배가된 서울의 공격라인이 상승세의 일등공신인 것은 맞다. 박주영까지 살아나면서 FC서울의 공격진은 엄청난 힘을 과시하고 있다.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 트리오'가 잘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그들이 편하게 슈팅을 시도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패스를 뿌려주는 미드필더들의 '업그레이드 힘'을 간과할 수 없다. 기존의 다카하기에 새로 가세한 신진호와 주세종은 12개 구단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중원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신진호는 '재발견'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빼어난 퍼포먼스를 과시했다. 포항 때도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던 재능이나 서울서 만개한 느낌이다. 그의 감각적인 패스를 함께 소화할 수 있는 공격수들이 많아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그랬던 신진호가 스쿼드에서 이탈한다.
그렇게까지 잘해 줄 것이라 짐작하지 못했던 것만큼, 이렇게 빨리 팀을 떠날 것이라는 예상도 어려웠다. 군에 입대해야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최소한 여름은 지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신진호는 지난 16일 수원FC와의 K리그 클래식 6라운드를 끝으로 상주상무 입대를 명받았다. 기막힌 직접 프리킥을 성공시키는 등 3-0 완승을 견인한 신진호는 FC서울에서의 3개월을 깔끔하게 마쳤다.
이제 문제는 FC서울이다. 신진호를 축으로 단단하게 맞물려 돌아갔던 지난 3개월의 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누수를 최소화해야한다. 때문에 20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부리람 유나이티드와의 ACL 조별예선 5차전 때 들고 나올 최용수 감독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신진호가 빠진 뒤 첫 경기다.
이 경기를 잡으면 서울은 최종 6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1위 16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가능성은 높다. 서울은 이미 태국 원정에서 부리람을 6-0으로 대파한 바 있다. 객관적인 전력상 서울의 우위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실험'하기 안성맞춤이다.
예상 시나리오는 2가지다. 신진호의 대체자원을 투입하는 것, 아니면 포메이션에 수정을 가하는 것이 있다. 올 시즌 서울은 3-5-2 시스템으로 거의 모든 경기를 임했다. 스리백 위로 고요한-고광민 윙백을 펼친 뒤 그 안에 역삼각형 형태로 신진호-다카하기-주세종을 배치했다. 주세종이 보다 수비적인 역할을, 신진호와 다카하기가 공격적 임무를 맡았다.
신진호가 빠진 자리는 일단 이석현 투입이 유력해 보인다. 최용수 감독은 최근 들어 이석현을 교체로 투입시키는 일이 잦았다. '신진호 부재 시'를 염두에 둔 포석이었고 이석현은 꽤 잘 어울렸다. 주세종을 전진시키고 주세종 자리를 다른 선수가 채우는 방식도 있다. 지난해 수비형MF 자리에 번갈아 뛰었던 오스마르와 박용우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틀을 바꾸는 형태도 예상할 수 있다. 신진호만 빼고 미드필더를 4명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수비진 구성에 따라 4-4-2도 가능하고 공격 조합에 손을 대 3-4-3도 충분하다. 공히 최용수 감독이 지난해 활용했던 전형이기도 하다. 선수들이 그리 낯설진 않다는 뜻이다.
스리톱을 가동한다면, 진짜 '아데박'이 동시 출격할 수도 있다. 윤주태와 윤일록 등 다른 공격수들도 넉넉하다. 포백으로의 전환 역시 이상할 것 없는 일이다. 요컨대 카드는 많다. 사람을 바꿀 것인지 아니면 틀을 수정할 것인지, 부리람전은 결과보다 내용이 궁금한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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