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챌린지] 옳았다는 이정협과 틀렸다는 주민규의 자존심 싸움

상주의 이정협(오른쪽)과 서울 이랜드의 주민규가 12일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News1
상주의 이정협(오른쪽)과 서울 이랜드의 주민규가 12일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팀들의 맞대결을 흔히 ‘승점 6점’ 경기라 표현한다. 1~2경기에서 승점차를 크게 벌리기 힘든 상위권 팀들 간의 경기에서는 정면 승부의 비중이 더 크다. 우승을 다투는 팀들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K리그 챌린지 정상을 노리는 상주상무와 서울 이랜드 FC(이하 서울E)가 시즌 3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은 12일 오후 7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5’ 26라운드에서 충돌한다. 향후 선두 싸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경기다.

팀들마다 22~23경기를 소화한 현재 K리그 챌린지 선두는 상주다. 14승4무5패 승점 46점으로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는 서울E로, 승점이 38점이다. 상주와는 8점차인데 이 자체는 적지 않은 격차다.

하지만 상주보다 1경기 덜 치른(11승5무6패) 상황에서 얻은 승점이라 속사정은 조금 다르다. 만약 이번 맞대결에서 서울E가 이긴다면 5점차로 줄어들고 1경기 덜 치른 경기를 승리로 가정한다면 2점차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다. 반대로 상주상무가 홈에서 서울E를 잡아낸다면 8점에서 많게는 11점까지 벌어질 수 있다. 중요한 분수령이다.

두 팀은 올 시즌 두 번 만나 모두 3-2 펠레 스코어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리그를 대표하는 팀답게 치열한 난타전을 펼쳤다. 하지만 웃은 쪽은 늘 상주였다. 4월15일 상주에서 열린 1차전에서도, 6월20일 잠실 대결에서도 모두 상주가 3-2로 승리했다. 현재 두 팀의 순위표상 위치는 맞대결 승패에 따라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전 우승을 노리는 서울E 입장에서도, 자리를 고수해 다시 클래식으로 올라가야하는 상주에게도 놓칠 수 없는 한판이다. 이 중요한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은 역시 간판 공격수 이정협(상주)과 주민규(서울E)다. 두 선수의 자존심도 걸린 대결이다.

이정협은 이제 단순한 ‘2부리거’라 부를 수 없는 위치가 됐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국가대표팀에 꾸준히 승선하고 있는 이정협은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과 최근 중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까지 잇따라 출전하면서 풍부한 경험을 쌓고 있다. 어느덧 자신감이 넘치면서 점점 ‘국대 원톱’다운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그런 이정협의 모습을 보면서 가장 속이 쓰릴 인물이 주민규다. 주민규는 올 시즌 K리그 챌린지가 배출한 깜짝 스타다. 22경기에 출전해 17골을 터뜨리면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신생 서울E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인물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동아시안컵 때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돌았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아직’이라는 판단과 함께 주민규를 배제했다. 문전에서의 움직임은 좋으나 아직 보완해야할 것들이 더 있다는 평가였다.

결국 주민규 입장에서는 이정협과의 맞대결을 통해 슈틸리케의 눈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반대로 이정협은, 무슨 차이 때문에 희비가 엇갈렸는지 증명할 필요가 있다. 흥미진진한 매치업이다. 리그 우승을 노리는 두 팀의 ‘6점 경기’ 속 리그 간판 공격수 자리를 놓고 다투는 이정협과 주민규의 자존심 싸움이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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