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80] 148번째 ‘동해안 더비’, 설전부터 열전까지

(포항=뉴스1스포츠) 김도용 기자 =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동해안 더비’는 K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라이벌 매치다. 지리상 위치와 역사적인 관계로 인해 두 팀은 피할 수 없는 전통의 라이벌이 됐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지금껏 두 팀은 수많은 명경기와 명장면을 남겼다.

15일 포항의 홈 구장 스틸야드에서 열린 148번째 동해안 더비 역시 볼거리가 풍성했다. 경기 전 한 시간부터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까지, 180분 동안 끊임없는 이야깃거리가 나왔다.

포항 스틸러스의 황선홍 감독(오른쪽)과 울산 현대의 윤정환 감독이 첫 맞대결을 펼쳤다. 두 감독은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경기가 끝난 뒤에도 설전을 이어갔다. ⓒ News1 DB

13시 15분킥오프 한 시간을 앞두고 두 팀은 선발 명단을 발표했다. 이어 취재진들은 양 팀 라커룸에 찾아 감독과 경기 전 만남을 가졌다. 먼저 만난 원정팀 울산의 윤정환 감독은 “선수시절 이곳 스틸야드에서 데뷔전을 치렀는데 당시 이겼다. 이후에도 여기서 골을 많이 넣는 등 기분 좋은 기억이 많다”며 좋았던 기억들을 되살렸다.

윤정환 감독의 말을 전해들은 포항의 황선홍 감독은 “그것은 윤 감독이 유공(현 제주)에 있었을 때다. 나도 선수 시절에 울산을 상대로 져본 기억이 없다”고 응수한 뒤 “특히 2013년의 좋았던 기억은 평생 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경기가 끝난 뒤 한 번 지켜보자”고 웃어 보였다.

14시 10분킥오프를 5분 앞두고 양 팀 선수들이 입장했다. 선수들이 입장하는 순간 포항의 서포터즈 석에서 하나의 현수막이 올라왔다. 짧고 간단한 문구였다. “2013.12.01.” 지난 2013년 최종전에서 울산을 꺾고 극적인 우승을 결정짓던 날이다. 포항이 내세우는 기분 좋은 기억이다. 황선홍 감독이 경기 전 언급했던 내용을 포항 팬들도 알고 있었다.

포항과 울산의 경기가 있기 전 포항 서포터즈가 "2013.12.01"이라는 현수막을 공개하며 울산을 자극했다. ⓒ News1 스포츠/포항=김도용 기자

15시 2분팽팽하던 두 팀 경기에 균열이 전반 추가시간에 발생했다. 전반전 포항의 역습에 고전하던 울산은 좌측면에서 정동호가 연결한 크로스를 제파로프가 마무리 지으며 골로 연결했다. 주전 수비수들이 빠진 포항의 수비진들이 순간적으로 놓친 실수를 경험 많은 제파로프가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이후 제파로프는 공중 3회전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쁨을 자축했다.

15시 48분전반전과 달리 후반 들어 양 팀은 난타전을 펼쳤다. 그리고 울산이 3-2로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 김신욱의 골이 터졌다. 김신욱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리 강하지 않고, 방향도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지만 신화용의 순간적인 판단 실수로 골로 이어졌다. 계속해서 추격하던 포항으로서는 맥이 빠지는 장면이었다. 경기의 승패는 여기서 결정됐다. 버스 3대를 동원하는 등 총 200여명의 울산 원정 팬들은 “잘 있어요”를 외치며 팀의 2연승을 즐겼다. 반면 포항의 홈팬들은 하나둘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김신욱(오른쪽)이 15일 포항을 상대로 시즌 첫 골을 터뜨렸다. 김신욱의 골로 스코어는 4-2가 되면서 울산은 사실상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 News1 DB

이에 황선홍 감독은 “공격과 수비에서 전력 누수가 너무 심했다. 오늘의 패배는 없는 것으로 치고 싶다. 다음에는 제대로 한 번 하고 싶다. 울산만 만나면 승부를 꼭 내야한다. 다음에 만나면 꼭 기필코 이기겠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