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군 면제+리그 우승' 이재성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네요"

전북 현대의 미드필더 이재성은 2014년 군 면제와 K리그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 News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K리그 전북 현대의 '슈퍼 루키' 이재성(22)에게 2014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해가 될 것 같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으로 전북 유니폼을 입은 이재성은 입단 첫 해에 주전 미드필더 자리를 꿰찼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발탁돼 2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 인해 군 면제를 받았고 전북이 K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일부 팬들은 이재성에 대해 "진정한 위너"라고 우스갯소리를 했을 정도다.

이재성에게 2014년은 꿈같은 한 해였다. 지난해 이 맘때 고려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재성은 전북의 영입 제안을 듣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국내 팀들 중 가장 두터운 스쿼드를 자랑하는 전북에서 주전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지 고심하던 이재성은 도전을 결심했고 전북에 입단했다.

올 한 해를 돌아본 이재성은 "순간의 선택이 정말 많은 것을 좌우했던 것 같다"며 "너무 큰 행운이 따랐고 살다보니 내게 이런 날이 오는 가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입단하자마자 정상에 오른 이재성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전북에서 우승은 낯설지 않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올 초 브라질 전지훈련이 끝난 뒤 이재성을 주전 미드필더로 낙점했다. 정확한 왼발에 왕성한 활동량을 갖춘 이재성은 이승기와 함께 전북의 중원을 지휘했다.

이재성은 "솔직히 처음에는 두려움도 많았지만 곧 마음을 고쳐 먹었다. 어차피 내가 손해볼 게 없으니 한번 해보자는 오기가 생기더라"고 털어놨다.

이재성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FA컵 등 다양한 무대를 경험하면서 일취월장했다. 그리고 이광종 감독의 눈도장을 찍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광종 감독은 이재성을 키플레이어로 점찍고 무한 신뢰를 보였다. 박주호(마인츠)와 함께 중앙 미드필더를 맡았던 이재성은 왼쪽 측면 미드필더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다.

이재성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환하게 웃었다. 그는 "군대에 있는 친형이 정말 부러워했다"면서 "팬들에게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어떻게 돌려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이재성은 3형제 중 막내로 그의 둘째 형인 이재권(27)은 현재 안산경찰청 축구단에서 뛰고 있다.

이재성의 롤 모델은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와 안드레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다. 그는 "많이 뛰면서 찬스를 만들어 주는 모습을 닮고 싶다"고 했다.

젊은 피답게 이재성은 틈날 때 마다 룸메이트 김기희와 함께 '위닝 11' 축구 게임을 즐긴다. 이재성은 게임 실력에 대해 "아무래도 팀에서 내가 상위권"이라며 "형들보다는 잘 한다"고 자랑했다. 참고로 이재성은 "게임에선 레알 마드리드가 최고다"란 말을 반복했다.

올해 많은 것을 이룬 이재성은 영플레이어상에 도전한다. K리그 3년 차 이하 23세 이하 선수 중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영플레이어상은 신인상을 대신해 지난해에 신설됐다. 2013년에는 포항의 고무열이 트로피를 받았다.

이재성의 경쟁자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동료 김승대(23·포항)다. 올 시즌 포항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김승대는 유력한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꼽힌다. 김승대는 올해 리그서 27경기에 출전, 10골 7도움을 올렸다.

이재성은 "올해 개인 기록(4골 2골)이 좋지 않아 승대형한테 밀리고 있기 때문에 더 분발해야 한다"면서 "만약 올해 힘들더라도 내년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많은 것을 이룬 이재성의 시선은 이제 태극마크를 향하고 있다. 이재성과 같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남태희(레퀴야SC), 구자철(마인츠), 이명주(알 아인) 등 쟁쟁한 후보군이 많다.

이재성은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며 "더 많이 뛰고 내가 갖고 있는 장점을 살려서 꼭 대표팀에 뽑히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