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홍명보, 기성용 발탁·박주영 제외(종합)

30일 브라질·말리전 엔트리 발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 News1 이동원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SNS 논란을 일으켰던 기성용(선덜랜드)이 '홍명보호' 4기에 승선했다. 하지만 박주영(아스널)은 또 제외됐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브라질·말리와의 A매치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브라질·말리와의 친선경기에서 대표팀 골문은 정성룡(수원), 김승규(울산), 이범영(부산) 등 3명이 지키게 됐다. 수비수로는 박주호(마인츠), 윤석영(QPR),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황석호(히로시마),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곽태휘(알 샤밥),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이용(울산) 등이 뽑혔다.

미드필더에는 SNS 논란을 일으켰던 기성용을 비롯해 김보경(카디프시티), 윤일록(서울), 손흥민(레버쿠젠), 한국영(쇼난 벨마레), 이명주(포항), 박종우(부산), 이청용(볼튼), 고요한(서울), 김태환(성남) 등이 나선다. 공격수로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지동원(선덜랜드), 이근호(상무) 등이 발탁됐다.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기성용의 대표팀 승선이다. 홍 감독은 기성용의 선발 배경에 대해 "지난 영국 출장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본인도 지난 일에 대해 많은 반성과 후회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제는 기성용이 경기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SNS 논란으로 많은 팬들이 기성용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에 홍 감독은 "기성용을 만나서 경기력적인 면보다 이런 부분에 대해 먼저 얘기했다. 기성용에게 대표팀에 선발된다면 SNS 논란에 반감을 가진 팬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충고했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 대표팀 소집 때 기성용이 다른 선수들과 같은 마음으로 들어올 수는 없을 것이다. 본인이 해결해야할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지난 경기에서 미드필드 부분에서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며 "기성용이 컨디션도 좋아지고 자신감도 찾아가고 있다. 기성용이 대표팀에서 떨어져 있었지만 사죄하는 마음이 있다면 어느 선수 못지않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성용은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아스널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박주영은 발탁되지 못했다. 반면 선덜랜드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지동원은 선발됐다.

홍 감독은 "지동원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교체명단에는 이름을 올리고 있다. 언제든지 경기에 투입될 수 있는 몸 상태다"며 "대표팀에서 용기를 줘 다시 팀에서도 활약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박주영에 대해서는 "지금은 박주영이 대표팀에 들어올 시기가 아니다. 박주영은 지난 4월 이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력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기성용, 박주영 선발과 관련해서 지나치게 원칙 고수론자로 비춰지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렇지만 심사숙고를 통해 세운 원칙은 상황논리에 따라 내리는 결정보다 올바르다"고 밝혔다.

이번 브라질전과 말리전 공격진 운영에 대해 홍 감독은 "실패를 거듭하고 있지만 열정과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 주어진 자원에서 어떤 선수가 가장 좋은지, 어떤 선수가 가장 잘하는지, 어떤 조합이 잘 맞는지를 훈련과 경기를 통해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톱 공격수로 누구, 측면 공격수로 누가 출전할지는 훈련과 경기를 통해서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명보호'에서 주장을 맡아온 FC서울의 하대성은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홍 감독은 "하대성은 전체적으로 피로가 많이 쌓였다. 아시아축구연맹(ACL) 챔피언스리그 4강전, 10월 9일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 등을 앞두고 있다. 대표팀에서 부상을 당할 수 있다는 염려가 있어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기본적으로 브라질 월드컵에 어떤 선수도 반드시 참가한다고 예상하지 않는다. 월드컵 전에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그런 면에 대해서 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대표팀은 내달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네이마르(바르셀로나), 오스카(첼시), 마르셀루(레알 마드리드) 등 최정예로 꾸려진 브라질 축구대표팀과 친선경기를 치르게 된다.

홍 감독은 브라질전에 대해 "브라질은 지난 컨페더레이션스컵, 최근 평가전 등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보인 세계 최강의 팀이다"며 "이런 팀과 경기를 할 수 있는 것은 행운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표팀이 브라질을 상대로 얼마만큼 견뎌낼 수 있을지, 얼마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며 "월드컵 본선에 나가면 그 정도 수준의 팀과 얼마나 대등하게 경기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라질전이 팬들한테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팬들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여름 폭염 등으로 인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는 많이 훼손된 상태다. 경기장 상태에 대한 질문에 홍 감독은 "FC서울의 지난 경기를 봤다. 운동장 상태가 안 좋은 것은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홍 감독은 "브라질은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이슈가 되는 팀이다. 그런 팀이 안 좋은 상태의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는 것은 한국 축구의 치부를 드러낼 수 있는 좋지 않은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고의 선수들에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상태가 안 좋은 경기장에서 경기하는 것은 우리 대표팀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yjr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