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는 인판티노 지지했지만…축구계·정치권 불신 확산

월드컵 민간 투자 추진 후폭풍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월드컵 민간 투자 추진 논란으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FIFA 지도부는 긴급회의를 열어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지만, 축구계와 정치권에서 불신임 목소리를 내면서 회장직을 둘러싼 압박은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FIFA는 6일(한국시간) 모로코 라바트에서 사무총장과 경영이사회 구성원들이 참석한 긴급회의를 연 뒤 성명을 통해 "211개 FIFA 회원협회가 선출한 유일한 공식 인사인 잔니 인판티노 회장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FIFA는 또 월드컵 등 주요 대회의 지분 일부를 민간 투자자에게 매각하려던 계획과 관련해 "제안이 언론에 유출된 이후 대응 과정에서도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평의회와 회원협회들이 소외감을 느끼도록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관련 조사 결과를 다음 평의회 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라며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조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 축구 발전이라는 FIFA의 사명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도부의 공개 지지에도 외부 여론은 싸늘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페인 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등 유럽 주요 프로축구 리그 협의체인 유러피언리그는 FIFA의 거버넌스 개혁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유러피언리그는 인판티노 회장이 추진했던 월드컵 등 FIFA 주요 대회 지분 매각 계획을 "위험한 구상"이라고 규정하며 FIFA의 내부 문화와 의사결정 구조 전반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됐다며 거버넌스 개혁을 촉구했다.

더불어 "거버넌스 개혁이 이뤄질 때까지 FIFA 대회의 확대나 신설에도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포르투갈 대표팀과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 루이스 피구는 인판티노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회장직의 권위를 실추시켰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인판티노 회장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치명적"이라고 규정하며 "분명히 나는 인판티노 회장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FIFA가 월드컵과 클럽월드컵 등을 운영할 영리 자회사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를 설립하고, 기업가치를 200억 달러로 평가해 최대 42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FIFA는 이를 통해 211개 회원협회에 2027년 초 2000만 달러의 일회성 지원금을 지급하고, 2027~2030년 지원금도 기존 800만 달러에서 2000만 달러로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럽축구연맹(UEFA)과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아시아축구연맹(AFC) 등이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UEFA는 월드컵 보이콧까지 검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결국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 2일 해당 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 덴마크가 사실상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불신임 입장을 정한 데 이어 웨일스축구협회(FAW)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도 지지 철회 의사를 밝히면서 4선 연임을 추진하는 인판티노 회장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