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팀 상대로 주전 쓰고도 연장전…토트넘의 1월 계획 꼬였다

토트넘, FA컵 3라운드서 탬워스에 3-0 승리
손흥민, 연장 뛰며 7호 도움

경기에서 이겼지만 출혈이 큰 토트넘ⓒ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이겼지만 출혈이 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5부리그 팀을 상대로 주전을 대거 투입하고도 연장 승부를 치렀다. 3~4일 간격으로 경기가 이어지는 '죽음의 1월'을 보내야 하는 토트넘의 계획이 초반부터 꼬여버렸다.

토트넘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더램 그라운드에서 열린 5부리그 팀 탬워스와의 2024-25 FA컵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 3-0으로 이겼다.

결과는 3골 차였지만, 내용은 만족하기 어려웠다. 탬워스는 토트넘의 빠른 공격과 측면 침투 패턴을 단단히 대비했고, 토트넘은 무기력한 경기로 일관했다.

탬워스에 역습에 오히려 실점 위기까지 내주던 토트넘은 연장전으로 간 뒤에야 상대 자책골로 겨우 리드를 잡았고, 이후 막판 두 골이 터져 간신히 자존심을 지켰다.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 AFP=뉴스1

문제는 이날 토트넘이 '투잡'을 뛰는 세미 프로 팀을 상대로 제임스 매디슨, 페드로 포로, 브레넌 존슨, 라두 드라구신 등 주축 선수들을 대거 선발 출전시켰다는 점이다.

힘을 쏟았다면 결과라도 확실하게 잡았어야 했는데, 90분 동안 졸전을 펼친 탓에 그러지도 못했다.

결국 토트넘은 만약을 대비해 벤치 명단에 넣었던 손흥민, 데얀 쿨루셉스키, 제드 스펜스까지 모두 출동시켜야 했다. EPL 팀 중 유일하게 5부리그 팀과 격돌, '쉬어가는 경기'로 예상했을 토트넘엔 뼈아픈 손실이었다.

심지어 주전들을 대거 쓰는 바람에 양민혁과 같이 데뷔전을 고대했던 젊은 선수의 출전이 무산, 보다 수월한 팀 합류에 차질이 생기는 또다른 역효과도 낳았다.

토트넘 홋스퍼 선수들 ⓒ AFP=뉴스1

문제는 토트넘이 1월 바쁜 일정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탬워스 원정을 마친 토트넘은 16일 곧바로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 라이벌전을 치른다. 패하면 타격이 큰, 전력을 쏟아야 하는 경기다.

이어 19일에는 에버턴 원정을 떠나고 오는 24일에는 독일에서 호펜하임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7차전을 갖는다. 그리고 26일 홈에서 다시 레스터 시티를 상대해야 한다. 좀처럼 쉴 틈 없는 일정이다.

토트넘으로선 탬워스전에서 주전의 휴식과 후보 선수들의 경기 감각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기대했을 텐데, 오히려 주전들이 5부리그 팀 인조 잔디 구장에서 연장전까지 치르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왔다. 안 그래도 주전 에너지가 떨어진 토트넘으로선 시작부터 꼬인 채로 1월 죽음의 일정을 이어가야 한다.

답답한 경기를 펼치고도 승리해 4라운드 진출을 일군 게 그나마 위안이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