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비를 못 넘는, 리버풀 좋은 일 시켜주고 무너진 토트넘
수비 집중력 결여로 1-3 완패…케인 부상 악재까지
- 임성일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에서 만난 토트넘과 리버풀. 두 팀 모두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기본적으로 상위권을 달리는 팀들이니 늘 묵직한 매치업이지만 흐름상 특히 중요한 길목이었다.
토트넘은 상승세였다. 각종 대회를 통틀어 6승2무, 기세가 좋았다. 반면 리버풀은 1승3무3패, 디펜딩 챔피언답지 않은 초라한 행보 중이었다. 리그에서는 5경기(3무2패) 동안 승리가 없었다.
때문에 토트넘에게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코로나19 상황이라 팬들과 함께 할 수는 없다지만 홈에서 치르는 경기이니 조건도 좋았다. 승리한다면 4위까지 올라갈 수 있는 동기부여 충분한 무대였다. 그런데 찬스를 놓쳤다. 나름 팽팽하게 경기를 풀었으나 수비 쪽 집중력 부족으로 와르르 무너졌으니 더 씁쓸한 패배였다.
토트넘이 2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홈 경기에서 1-3으로 졌다. 토트넘은 9승6무4패 승점 33점으로 6위에 머물렀다. 토트넘이 원했던 4위는 리버풀이 차지했다. 10승7무3패 승점 37점으로 웨스트햄(승점 35)을 끌어내리고 4위로 올랐다.
리버풀은, 토트넘과의 경기 전까지 리그 4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지 못하는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리버풀이 리그 4경기 동안 득점하지 못한 것은 2000년 5월 이후 무려 21년 만이었다.
이날도 리버풀의 초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마네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잡았지만 슈팅이 너무 강해 골문 밖으로 벗어났다. 마네답지 않은 마무리였다. 이 장면을 포함, 마네도 살라도 피르미누도 뭔가 조급한 모양새였다.
덕분에 토트넘은 잘 막아낸 뒤 손흥민을 앞세운 역습으로 전체적인 양상을 팽팽하게 만들 수 있었다. 이 그림이 전반전 내내 유지됐다. 후반전에 승부를 걸 수 있던 흐름인데 전반전 막판 어이없이 무너졌다.
전반전 4분의 추가시간까지 다 흐를 무렵 왼쪽 측면에서 마네가 문전으로 보낸 크로스를 피르미누가 가볍게 밀어 넣었다. 최종 수비수 에릭 다이어와 요리스 골키퍼가 서로 볼 처리를 미루다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실점이었다.
리버풀 입장에서는 머쓱한 득점이었으나 어쨌든 무득점 터널에서는 빠져나왔다는 게 중요했다. 어떤 식으로든 골이 나오면 그 다음부터는 엉킨 실타래 풀리듯 해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리버풀이 그랬다. 마침 토트넘이 계속 도와줬다.
리버풀이 후반 2분 추가골까지 만들어냈는데, 또 토트넘 수비진의 우왕좌왕이 빌미였다. 마네가 박스 안 왼쪽에서 시도한 오른발 슈팅을 요리스 골키퍼가 어렵게 쳐냈으나 튀어나온 공을 알렉산더 아놀드가 반대편에서 재차 시도, 추가골을 뽑아냈다. 마네 마크맨도, 알렉산더-아놀드를 막던 수비수도 집중력이 아쉬웠다.
토트넘에게 작은 기회가 있었다. 추가실점 후 2분 뒤에 호이비에르가 리버풀 페널티에어리어 외곽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 원더골을 뽑아냈다. 하지만 후반 19분, 마네의 추가골로 맥이 빠졌다. 이때도 수비수 플레이가 빌미였다.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로돈이 가슴으로 어설프게 밀어냈던 것이 화근이었고, 뒤로 흐른 것을 마네가 놓치지 않았다.
흔들렸던 리버풀을 잡아냈다면 무승 행진을 잇고 자신감까지 장착하면서 선두권 싸움으로 뛰어들 수 있었던 토트넘인데 고비를 넘지 못했다. 경쟁자인 리버풀의 기를 살려줬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주포 해리 케인은 부상 때문에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빠졌다. 한동안 결장이 예상되는데, 여러모로 손실이 큰 경기였다.
lastuncl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