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결산] 여전한 유럽 강세, 자존심 구긴 남미와 아프리카
4년 전 무승 수모 딛고 희망을 본 아시아
- 임성일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8 러시아 월드컵은 12년 만에 유럽 대륙으로 개최권이 되돌아온 무대였다.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아프리카(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와 남미(2014 브라질)를 거쳐 다시 유럽에서 잔치가 열렸는데, 유럽 국가들이 완벽히 지배했던 대회로 남게 됐다.
지난달 14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해 한 달을 쉼 없이 달려왔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이 16일 오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최종승자는 프랑스.
'신 아트사커'라 불려도 좋을 만큼 뛰어난 전력을 자랑한 프랑스는 토너먼트 들어 '불사신 모드'를 가동했던 크로아티아의 투혼을 4-2로 따돌리고 20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되찾았다.
결승전을 포함해 대회 후반부로 향할수록 유럽 대륙의 잔치였다. 유럽과 축구계를 양분하고 있는 남미는 자존심을 구겼고 제3 세계의 기수를 넘어 하나의 세력을 꿈꿨던 아프리카는 망신을 당했다.
유럽은 총 10개 국가가 16강에 올랐다. 아이슬란드, 세르비아, 독일, 폴란드 등 4팀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채 짐을 쌌는데 공교롭게도 톱시드를 받은 독일과 폴란드가 고배를 마셨다. 남미도 나쁘지 않았다. 러시아 땅을 밟은 남미 5개 국가들 중 페루를 제외한 남미 국가 4팀이 모두 16강에 오르면서 대등한 싸움을 예고했다.
남은 2자리는 북중미의 터줏대감 멕시코와 아시아의 일본이었다. 결국 아프리카는 전원 탈락했다는 뜻이다.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했던 모하메드 살라가 이끄는 이집트가 3전 전패로 물러난 것을 비롯해 세네갈, 나이지리아, 튀니지, 모로코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유럽과 남미의 진검승부도 시시하게 끝났다.
16강에서 아르헨티나가 난타전 끝에 프랑스에 3-4로 무릎을 꿇고 콜롬비아가 승부차기 끝에 잉글랜드에 석패하면서 8강 구성이 유럽 6개국-남미 2개국으로 기울어졌다. 브라질과 우루과이가 남미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는데 이마저도 길게 가지 못했다. 우루과이는 프랑스에, 브라질은 벨기에에 덜미를 잡혀 일찌감치 '유럽만의 리그'로 정리됐다.
월드컵 4강이 유럽 국가들로만 채워진 것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12년 만이었다. 역사 전체를 통틀어도 1966 잉글랜드 월드컵과 1982 스페인 대회 등 4번에 불과한 일이다.
파이널 4에 유럽 국가만 남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4연속 유럽 우승'도 조기 확정됐다. 2006년 이탈리아의 우승을 시작으로 2010년 스페인과 2014 독일에 이어 러시아 월드컵의 프랑스까지, 우승 트로피가 유럽 대륙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남미 팬들의 속이 쓰릴 결과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참가팀 전원이 단 1승을 거두지 못하며 수준차를 느껴야했던 아시아 국가들은 그래도 체면을 세웠다. 특히 일본은 제법 성공적인 대회였다.
H조에 편성됐던 일본은 첫 경기에서 콜롬비아를 2-1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키더니 2차전에서도 세네갈과 2-2로 비기면서 16강 진출을 예약했다. 비록 폴란드와의 최종 3차전에서 경기 막판 공을 돌려 시간을 보내는 비매너와 함께 질타를 받았으나 어쨌든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유일한 토너먼트 진출국이 됐다.
벨기에와의 16강전도 꽤 인상적이었다. 최종 스코어는 2-3 역전패였으나 강호 벨기에를 상대로 2골을 먼저 넣으면서 세계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대회 직전 감독이 교체되는 홍역 속에서도 일본은 자신들 특유의 패스 축구, 점유율 축구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케이로스 감독이 오래 팀을 이끌면서 확실한 색깔을 장착한 이란은 그들만의 생존법을 보여줬다. 모로코를 1-0으로 꺾고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던 이란은 우승 후보급 상대인 스페인에 0-1로 석패하고 포르투갈과 1-1로 비기는 등 만만치 않은 힘을 자랑했다.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는 한국 역시 1, 2차전에서는 맥없이 무너졌으나 최종 3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완파하며 마지막 자존심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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