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16]'인구 33만' 아이슬란드 축구의 힘은…점유율-몸값 밀려도 괜찮아

아이슬란드가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28일(한국시간) 잉글랜드를 2-1로 이기면서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 8강에 진출했다. ⓒ AFP=News1
아이슬란드가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28일(한국시간) 잉글랜드를 2-1로 이기면서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 8강에 진출했다. ⓒ AFP=News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는 동화같은 일이 벌어졌다. 우승 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못하던 레스터 시티가 5000분의 1에 불과한 확률을 뚫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레스터는 그동안 아름다운 축구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점유율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역습 축구로 프리미어리그 왕좌에 올랐다. 또한 총연봉 4800만파운드(약 750억원)로 만든 기적이었다. 레스터의 총 연봉은 전 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한 첼시의 5분 1밖에 되지 않는다.

레스터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축구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지 2개월도 되지 않아 프랑스에서 또 한편의 기적같은 드라마가 연출되고 있다. 주인공은 아이슬란드로 무대는 유럽 최고의 팀을 가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다.

아이슬란드는 28일(한국시간) 프랑스 니스의 스타드 드 니스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유로 2016 16강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아이슬란드는 경기 시작 4분 만에 상대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2분 만에 동점을 만든 뒤 전반 18분 콜베인 시그토르손의 결승골로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2개월 전 레스터의 우승을 지켜보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잉글랜드 국민들은 지금껏 거들떠도 보지 않던 '소국' 아이슬란드에게 자국 대표팀이 무너지는 충격을 경험했다.

인국 33만명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국가 가운데 인구가 가장 적은 아이슬란드는 1년 가운데 8개월 동안 눈이 내리고 추운 날씨로 인해 축구를 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여름이 낀 4개월이 축구를 할 수 있는 기간이다. 이런 환경 때문에 아이슬란드는 그동안 축구계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FIFA 월드컵과 유로를 포함해 이번이 사상 첫 메이저 대회 출전이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유로 예선부터 심상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당시 아이슬란드는 체코, 터키, 네덜란드 등 강호와 한 조에 속해 2위로 본선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2014 브라질 월드컵 3위국 네덜란드가 이번 대회 본선에 나타나지 못한 것도 아이슬란드에 2패를 당한 탓이 컸다.

그러나 예선 후 아이슬란드는 9번의 평가전에서 3승 6패에 그치는 등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아이슬란드 돌풍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FIFA 랭킹에서도 35위인 아이슬란드는 이번 대회에 나선 24개팀 가운데 알바니아(45위), 스웨덴(36위)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선수들의 총 가치도 24개팀 가운데 21위다. 대회 전 회계기술자협회(AAT)가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아이슬란드는 3185만파운드(약 500억원)로 하위권이었다. 아이슬란드보다 낮은 팀은 알바니아, 북아일랜드, 헝가리뿐이었다. 아이슬란드가 16전강에 꺾은 잉글랜드(3억3450만파운드·약 5200억원)와 비교하면 10분 1도 안되는 가치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단순히 숫자에 불과했다. 아이슬란드는 포르투갈과의 대회 첫 경기에서 1-1로 비기면서 역사적인 유로 본선 첫 승점을 획득했다. 이어 헝가리와도 1-1 무승부를 기록, 조별예선 통과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그리고 FIFA 랭킹 11위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16강에 올랐다. 그리고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를 제치고 당당하게 8강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슬란드가 8강에 오르는 동안 4경기에서 보여준 평균 점유율은 단 35%다. 이는 24개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총 패스 성공회수도 654개로 가장 적다. 조별예선 3경기에서 유일하게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전패를 당한 우크라이나(1147개)도 아이슬란드보다 높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자신들의 활동량으로 점유율과 패스의 열세를 뒤집었다. 아이슬란드는 4경기에서 총 441km를 뛰는 등 경기당 평균 110km의 활동량을 과시했다. 조직력과 지치지 않는 움직임이 아이슬란드의 힘이었다.

이제 아이슬란드는 7월 4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개최국' 프랑스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프랑스는 3억2363만파운드(약 5040억원)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팀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은 가치 평가를 받았다. 또한 4경기 동안 87%의 점유율로 이 부문에서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dyk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