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윙백'으로 뛰는 네덜란드 '공격수' 카위트

'미스터 듀라셀'로 불리는 강철 체력 소유자

네덜란드 축구 국가대표팀 디르크 카위트(왼쪽). © AFP BBNews=News1

네덜란드대표로 2014월드컵에 참가 중인 디르크 카위트(34·페네르바체 SK)는 소속팀에서 오른쪽 날개로 주로 뛴다. 2013-14시즌 37경기 출전 10골 8도움을 기록하면서 중앙 공격수와 왼쪽 날개로 각각 1경기에 선발 출전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오른쪽 날개로 경기를 시작했다.

여기에 처진 공격수도 소화할 수 있는 카위트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의 월드컵 공식홈페이지가 '공격수'로 분류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06·2010년 월드컵에 참가한 카위트는 이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1~2차전에서 결장하며 비주전으로 3번째 월드컵을 마감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조별리그 3차전부터 준준결승까지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왔다. 준준결승 연장 포함 풀타임(300분)에서 1분이 모자란 299분의 출전시간도 놀랍지만, 왼쪽 수비수(2경기)와 오른쪽 미드필더(1경기)라는 위치도 의외다.

조별리그 3차전~16강전에서 네덜란드는 5-3-2 대형을 사용했다. 5백은 중앙 수비수 3명과 측면 수비수 2명으로 구성된다. 카위트는 왼쪽에서 공격·수비를 가리지 않고 폭넓게 관여했다. 준준결승에서는 3-4-3의 선발 오른쪽 미드필더였다. 3백 전술의 측면 미드필더는 '윙백'이라는 용어가 말해주듯 날개와 수비수의 역할을 겸해야 한다.

30대 중반의 '공격수'가 이처럼 극심한 체력 소모가 요구되는 역할을 맡아 팀의 준결승 진출에 공헌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물론 단순히 많이 뛰어서만 되는 것이 아니라 경기상황에 맞는 위치 선정으로 공격·수비 가담 정도를 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월드컵 3회 및 유럽선수권 2회(2008·2012년) 참가와 A매치 101경기 24골에 빛나는 카위트의 경험이 매우 유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머리로는 이해해도 몸을 움직이지 못하면 빈약한 공격 지원과 허술한 수비가 불가피한 어려운 임무다.

미국 스포츠전문방송 'ESPN'은 9일 '포기와 피로를 모르는 디르크 카위트에 대한 찬사'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리버풀 FC에서 카위트를 지도했던 라파엘 베니테스(54·SSC 나폴리) 감독이 모 건전지 브랜드명을 딴 '미스터 듀라셀'이라는 별칭으로 카위트를 불렀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카위트는 2006~2012년 리버풀에서 286경기 출전 71골 40도움을 기록했다.

네덜란드대표팀의 루이스 반할(63) 감독은 2014월드컵에서 5-3-2와 3-4-3처럼 최근 축구에서 잘 사용되지 않은 대형의 사용과 카위트의 기용으로 대표되는 평범하지 않은 선수 기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16강전에서 14분 만에 1골 1도움으로 역전승을 주도한 공격수 클라스 얀 훈텔라르(31·샬케 04), 준준결승에서 연장 후반 추가시간 1분에 투입된 골키퍼 팀 크룰(26·뉴캐슬 유나이티드)이 승부차기 2개를 막는 등의 용병술 적중도 칭찬의 대상이다.

측면에서 경험과 체력을 바탕으로 한 노련하면서도 왕성한 공수기여가 이번 대회 카위트의 장점이다. 반할 감독은 카위트 기용에서 좌우를 가리지 않음을 이미 보여줬다. 10일 오전 5시 시작하는 아르헨티나와의 준결승에서 카위트에게 어떤 역할을 맡기느냐에 따라서 반할이 아르헨티나의 좌우 중 어느 쪽을 더 위협적으로 보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