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116' 김하성의 잔혹한 2026년…21세기 ML 야수 '뒤에서 3등'

100타석 이상 기준…1900년 이후로도 9번째 낮은 타율
1년 2000만달러 계약 뒤 손가락 수술·염증…홈런 없이 시즌 마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김하성.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동건 기자 = 타율 0.116. 숫자만으로도 초라하지만 메이저리그 역사를 펼쳐놓으면 더욱 뼈아프다.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내야수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 2026시즌을 타율 0.116으로 마감했다. 2000년 이후 100타석 이상 들어선 메이저리그 비투수 야수 가운데 세 번째로 낮은 타율을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하성은 2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2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김하성의 2026년 정규시즌 최종 성적은 129타수 15안타, 타율 0.116, OPS(출루율+장타율) 0.359가 됐다. 홈런은 단 한 개도 치지 못했다.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손꼽힐 만큼 낮은 타율이다.

스포츠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김하성의 타율 0.116은 1900년 이후 단일 시즌 100타석 이상을 소화한 비투수 야수 가운데 9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이 부문 최저 타율은 1931년 보스턴 레드삭스 포수 에드 코널리의 0.075다.

현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감독인 토리 러불로도 현역 시절인 1989년 타율 0.115에 그쳤다. 김하성보다 불과 0.001 낮은 수치다.

2000년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김하성보다 낮은 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단 2명뿐이다. 브랜던 라슨이 2003년 0.101, 안토니오 페레스가 2006년 0.102를 기록했다. 김하성은 이들에 이어 뒤에서 세 번째다.

다만 김하성의 기록을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

메이저리그에서 타율 등 개인 비율 기록의 규정타석은 팀 경기당 3.1타석으로, 162경기 시즌을 기준으로 하면 502타석이다. 김하성은 부상 여파로 시즌 대부분을 뛰지 못해 규정타석과는 큰 차이가 났다.

2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공식 개막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2차전 경기에서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4회초 1사 1루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해 성공하고 있다. 2024.3.21 ⓒ 뉴스1 박정호 기자

3년 전만 해도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정상급 내야수로 발돋움하고 있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던 2023년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38도루, OPS 0.749를 기록하며 빅리그 진출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뛰어난 수비력을 인정받아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까지 거머쥐며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그러나 이후 부상이 김하성의 발목을 잡았다.

2024년 어깨를 다쳐 수술받은 김하성은 2025년에도 온전한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애틀랜타와 1년 20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재기를 노렸지만 2026시즌도 시작부터 꼬였다.

김하성은 올해 1월 한국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져 오른손 중지 힘줄이 파열됐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당시 구단은 복귀까지 4~5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긴 재활 끝에 5월에야 시즌을 시작했지만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7월에는 수술했던 오른손 중지에 다시 염증이 생겨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타격 부진도 깊어졌다. 한때 시즌 타율이 0.068까지 떨어졌고 결국 주전 유격수 자리에서도 밀려났다.

8월 복귀한 뒤에도 반등은 더뎠다. 시즌 막판에는 20타수 연속 무안타에 빠졌다가 지난 27일 마이애미전에서 3루타를 터뜨려 길었던 침묵을 깼다. 그러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다시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애틀랜타는 94승 68패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오는 30일부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치른다.

골드글러브를 품고 17홈런을 때려냈던 최고의 시즌에서 불과 3년. 잇단 부상에 시달린 김하성의 2026년 정규시즌은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손꼽힐 만큼 낮은 타율과 함께 씁쓸하게 막을 내렸다.

moveg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