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 야마모토도 넘지 못한 사이영상…亞 최초 수상 또 불발
NL 사이영상 투표서 스킨스·산체스에 이어 3위
WS 성적 미반영 탓도…류현진, 2019년 NL 2위 득표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월드시리즈에서 초인적인 활약을 펼친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의 사이영상 수상이 불발됐다. 아시아 최초의 역사는 또 다음으로 미뤄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3일(한국시간) 양대 리그 사이영상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내셔널리그는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리츠), 아메리칸리그는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게 영예가 돌아갔다.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상자 선정이다. 스킨스와 스쿠발은 올 시즌 양대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 에이스'였다.
특히 스킨스는 리그 최약체 팀 피츠버그에서 뛰면서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하는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1위표 30장을 독식했다.
빅리그 데뷔 2년 차를 맞은 야마모토는 1, 2위표를 한장도 받지 못했다. 그는 3위표 16장, 4위표 11장, 5위표 2장을 받아 72점에 그치면서 스킨스(210점)는 물론 크리스토퍼 산체스(필라델피아 필리스·120점)에게도 밀려 3위에 그쳤다.
1956년 제정된 사이영상은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동안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친 투수에게 수여되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의 투표로 수상자를 뽑는데, 투표권을 가진 BBWAA 회원은 1~5위 순위를 매겨 총 5명의 후보에게 표를 행사할 수 있다. 1위는 7점, 2위는 4점, 3위는 3점, 4위는 2점, 5위는 1점을 받으며 총점이 가장 높은 후보가 수상의 영예를 안는다.
애초에 정규시즌 기록상 야마모토가 스킨스를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2위표조차 한표도 받지 못한 건 의외였다.
야마모토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30경기 173⅔이닝을 소화하며 12승8패 평균자책점 2.49, 201탈삼진 등을 기록했다.
리그 최강팀 다저스의 에이스로 활약했고, 포스트시즌에선 2번의 완투승을 비롯해 7경기 5승1패 평균자책점 1.45로 맹위를 떨쳤다.
특히 월드시리즈에선 2차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 6차전에서 6이닝 1실점 승리투수가 된 데 이어 6차전 105구 투구 후 곧장 이어진 7차전에서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등 초인적인 힘을 과시, 3승을 쓸어 담고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이같은 활약까지 반영됐다면 투표 양상이 달라졌을 수도 있지만, 사이영상 투표는 정규시즌 기록만으로 이미 포스트시즌에 앞서 진행된다.
이로써 아시아 선수들의 사이영상 수상 도전은 이번에도 무위로 돌아갔다.
아시아 선수가 최초로 사이영상에서 득표한 건 '선구자' 노모 히데오(다저스)였다. 노모는 1995년과 1996년 2년 연속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4위에 올랐다.
이후 2006년 뉴욕 양키스의 일원으로 맹활약한 대만 출신 왕젠민이 그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올랐고, 2013년엔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와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매리너스)가 나란히 아메리칸리그 2, 3위에 올랐다.
한국인 중에선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유일하게 사이영상 순위에 올랐다.
그는 다저스 소속이던 2019년 내셔널리그 2위에 올랐다. 당시 류현진은 1위표 1장을 받아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의 만장일치 수상을 저지했는데, 이는 아시아 선수가 받은 최초의 1위표이기도 했다.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2020년엔 아메리칸리그 3위에 올랐고, 마에다 겐타(미네소타 트윈스)가 2위, 다르빗슈(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내셔널리그 2위를 차지했다.
다르빗슈는 2020년 투표에서 1위표 3장을 받아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많은 1위표 득표자가 됐다.
올해도 아시아 최초의 사이영상 수상은 물 건너갔지만, 내년엔 상황이 크게 달라질 거란 예측이 나온다.
월드시리즈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야마모토가 선봉에 서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투타 겸업'에 나서는 오타니 쇼헤이(다저스)도 강력한 후보다. 빅리그 데뷔 시즌이 다소 아쉬웠던 사사키 로키(다저스)도 내년을 기약한다.
다만 김하성, 김혜성, 이정후 등 야수만 빅리그에 진출해 있는 한국은 당분간 도전이 어렵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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