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절반 지났는데 '톱10 진입 0회'…'윤이나'다운 플레이를 보여줘

장타 경쟁력 있으나 퍼트 아쉬워…"코스 공략 완급 조절 필요"
최근 캐디 교체 등 변화 모색…"조급함 버리고 중심 잡아야"

윤이나(22).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국내 무대를 정복하고 미국으로 향한 윤이나(22)의 성적표가 아쉽다. 데뷔 시즌이 벌써 반환점을 돌았지만 아직까지도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윤이나는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대상, 상금, 평균타수상 등 주요 부문 타이틀을 휩쓸었다.

1년이 넘는 공백이 무색할 정도의 활약이었고, 시즌이 끝난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도전장을 내밀 때도 많은 기대를 모았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도 주목할 신인으로 꼽을 정도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LPGA투어에서의 윤이나는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모습이다. 어느 정도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은 있었지만 생각보다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2025시즌 LPGA투어는 32개 대회 중 정확히 16개 대회를 치렀다. 이 중 윤이나는 13개 대회에 출전했는데, 성공적인 '퍼포먼스'를 나타내는 지표인 '톱10'이 한 번도 없다.

출전 대회의 절반에 가까운 6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는데, 특히 5월부터 최근 두 달간 5번의 컷 탈락이 집중됐다.

최고 성적은 5월에 열렸던 메이저대회 US 여자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14위였다. 이 대회를 포함해 20위 이내 성적을 두 번 기록했을 뿐이다.

윤이나(22). ⓒ AFP=뉴스1

자연히 각종 지표는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상금 순위 54위, 신인왕 레이스도 7위에 그치고 있다. 신인왕 경쟁자로 꼽히는 다케다 리오, 이와이 치사토(이상 일본)가 1승씩을 올렸고, 우승은 없지만 꾸준한 성적을 올린 야마시타 미유(일본)가 신인왕 레이스 2위에 올랐음을 감안하면 윤이나의 부진이 도드라진다.

세부 지표를 보면 드라이브 비거리는 276.93야드로 전체 12위에 올라 최상위권에 자리했다. 드라이브 정확도(70.40%)가 71위, 그린 적중률(68.98%)이 62위로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비거리를 감안하면 크게 나쁜 성적은 아니다.

문제는 퍼트다. 라운드당 평균 퍼트가 30.08개로 92위, 홀당 퍼트수가 1.67개로 78위다. 비거리로 얻은 이점을 퍼트에서 모두 까먹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원 JTBC골프 해설위원은 "아무래도 코스 매니지먼트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박 위원은 "비거리가 잘 나오니 과감한 공략이 많은데, 그러다 보니 핀이 어려운 위치에 있을 때 미스가 나오는 경우가 잦다"면서 "좀 더 코스를 면밀히 분석해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아직 미흡해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미국은 따뜻한 지역에서 경기를 많이 하기 때문에 잔디 결이 보이지 않는 중요한 요소"라면서 "아무래도 그런 부분에 대한 경험도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이나(22). ⓒ AFP=뉴스1

경기 일정도 다소 타이트하다는 지적이다. 이동 거리가 길고 대부분의 경기가 72홀이기에 체력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다소 무리해 보이는 스케줄을 소화한다는 것이다.

박 위원은 "루키 때는 모든 코스가 처음 접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체력 소모가 더 클 수밖에 없다"면서 "여기에 초반 부진에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빨리 만회하려는 마음도 커진다. 안 풀릴수록 1~2주 쉬면서 보완점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이나도 나름대로 반등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박세리와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여러 '전설'과 동행한 베테랑 캐디 콜린 칸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캐디 교체 이후 샤프트를 교체하는 등의 변화도 눈에 띈다.

박 위원은 "결국 여러 환경이 뒷받침되더라도 선수 본인이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면서 "주변에 멘토 역할을 해줄 인물이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선수 스스로가 마음을 다잡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열린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또 한 번 컷 탈락의 쓴잔을 마신 윤이나는 이번 주 곧장 '팀 이벤트' 도우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윤이나는 이 대회에서 베테랑 박성현(32)과 팀을 이뤄 경기에 나선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