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신부' 리디아 고 독주? 다시 춘추전국시대?…2023 女 골프 판도는
'천재' 리디아 고, 지난해 3승 완벽 부활…결혼으로 심적 안정도
코다 앞세운 미국·'태극낭자'도 주목…'신인왕' 티띠꾼 다크호스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한동안 절대 강자 없는 '춘추 전국'의 흐름이 계속되던 여자 골프는 지난해 하반기 새로운 흐름에 직면했다. 잊혀졌던 '천재' 리디아 고(26·뉴질랜드)가 화려한 부활에 성공하며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있다.
만 20세가 되기도 전에 이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14승을 쓸어담았던 리디아 고는 이후 목표를 잃고 방황하며 슬럼프에 빠졌다. '전설의 골퍼'가 될 것이 자명해보였던 그는 2017년 이후 5년 동안 단 2승에 그치며 평범한 골퍼에 머무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지난해 완벽하게 부활했다. 멘털 트레이닝 등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으며 숨겨왔던 기량을 다시금 펼쳐보였다.
6월 이후 안정적인 성적을 이어간 리디아 고는 10월엔 고국 한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제패한 데 이어 11월 시즌 최종전까지 제패했다. 시즌 3승과 함께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다승왕, 최저타수상 등을 싹쓸이하며 2022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5년여만에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한 것은 덤이다.
완벽한 부활에 성공했기에 2023년에도 여자 골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리디아 고일수밖에 없다. 더구나 그는 지난해 12월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씨와 백년가약을 맺으며 심적인 안정을 더했다. 최근엔 뉴질랜드에서 신혼여행을 즐기던 도중 홀인원을 성공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리디아 고가 지난해 하반기에 보여준 임팩트는 전세계를 호령했던 10대의 '천재성'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올해도 그 모습이 이어진다면 리디아 고의 '독주체제'를 예상할 수 있다.
리디아 고는 2월 중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에서 새 시즌을 시작한다. 이후 그 다음주에 태국에서 열리는 혼다 클래식에서 LPGA투어 첫 대회에 출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리디아 고에 맞설 '대항마'로는 미국과 한국 선수들이 첫손에 꼽힌다.
세계랭킹 2위 넬리 코다(미국)가 선봉에 선다. 코다는 2021년에 4승을 쓸어담고 도쿄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며 정상에 올랐는데, 지난해 혀전증을 앓으면서 공백기가 있었다. 그럼에도 하반기 복귀해 우승까지 차지하며 '클래스'를 입증했다.
올해는 '나이키 사단'에 합류해 기세가 더 올랐다. 세계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는 메인 스폰서 중 가장 후한 대우를 해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코다는 미셸 위가 2004년 계약했던 4년 2000만달러보다도 더 많은 금액을 보장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큰 기대를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코다 외에도 오랫동안 '톱랭커'로 자리매김해 온 렉시 톰슨, 지난해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을 포함해 3승을 챙기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제니퍼 쿱초 등도 정상을 노리는 이들이다.
'태극낭자군단'의 부활 여부도 관심사다. 한국 선수들은 2010년대 중반 이후 박인비(35·KB금융그룹)를 필두로 세계 골프를 호령해왔다. 전인지(29·KB금융그룹), 김효주(28·롯데), 박성현(30·솔레어), 고진영(28·솔레어) 등 국내무대에서 활약하던 선수들도 속속 진출해 큰 성과를 냈는데, 지난해엔 유독 성적이 아쉬웠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전인지를 비롯해 고진영, 고진영, 지은희(37·한화큐셀) 등이 1승씩을 거뒀지만 '멀티 우승'이 없었고 전인지 이후 5개월 동안 16개 대회 무관이 이어졌다. 새 시즌 LPGA 개막전에서 한국 선수들이 불참하면서 무관 기록은 '17로 이어졌다. 2013년 10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이어졌던 부진과 동률이다.
고진영, 김효주, 전인지 등이 모두 부상에 신음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 중에서도 고진영은 여전히 손목 부상이 완전히 낫지 않아 새 시즌 초반까지도 기량 회복이 불투명하다.
반면 김효주와 전인지 등은 부상을 말끔히 회복하고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전인지는 4월 셰브론 챔피언십, 8월 AIG 오픈 중 하나를 우승할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 리디아 고가 독주를 이어간다해도 '그랜드슬램'의 임팩트를 넘기는 어렵다.
여기에 지난해 신인왕 2위의 최혜진(24·롯데)은 첫 우승을 정조준하고, 국내 무대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박민지(25·NH투자증권)은 메이저대회 등을 중심으로 미국 무대에 초청선수로 나서며 경쟁력을 시험한다.
미국, 한국 외에 주목할 선수는 아타야 티띠꾼(태국)이다. 지난해 2승을 거두며 신인왕을 차지한 티띠꾼은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비록 리디아 고의 막판 상승세에 밀리긴 했지만 1년의 경험을 등에 업고 다시금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 외에 이민지(호주), 브룩 헨더슨(캐나다), 하타오카 나사(일본) 등도 언제든 정상의 자리를 위협할 기량을 갖췄다. 혹여 리디아 고가 예상만큼 활약하지 못한다면 여자 골프는 다시금 '춘추전국시대'가 될 수도 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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