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이 좋아서'…퇴사 5년 후 메달 딴 박정윤 "정말 잘한 선택"[AG]
6년 넘게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양궁 선수로 활동
컴파운드 단체전서 '銀·銅'…"개인전은 金 딸게요"
- 이상철 기자
(오카자키=뉴스1) 이상철 기자
"직장을 그만두고 양궁 선수로 전향했는데, 정말 잘한 선택 같다."
2021년 박정윤(29·창원시청)은 양궁 선수가 되기 위해 사직서를 냈다. 초등학교까지 화살을 쏘던 '양궁 꿈나무'는 진로 고민 끝에 활을 잠시 내려놓았지만, 양궁에 대한 애정이 식지는 않았다.
동호인 선수로 활동하던 박정윤은 본격적으로 양궁을 하고자 결심했다. 6년 넘게 다니던 자신의 첫 직장을 그만둘 정도로 인생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5년 뒤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 나가 메달 두 개를 목에 걸었다.
박정윤은 30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혼성 단체전 결승에서 최용희(42·현대제철)와 함께 출전해 은메달을 땄다.
앞서 펼쳐진 여자 단체전에서도 박예린(20·한국체대), 강연서(15·성사중)와 동메달을 합작했다.
박정윤은 "중학교로 진학할 때 양궁을 관뒀지만, 계속하고 싶은 마음도 남아 있었다"며 "성인이 된 뒤 동호인으로도 좋으니까 양궁을 다시 시작했다. 성적이 점점 좋아지자, 가르쳐주시던 선생님께서 '선수로 한 번 해보자'고 권유하셨다. 그래서 선수로 뛰기로 마음먹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내가 한 선택에 대해 항상 후회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웃었다.
본격적으로 활을 잘 쏘기 시작한 박정윤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태극마크도 달았다. 지난 4월 양궁 컴파운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박예린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렇게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두 개를 땄다. 색깔은 중요하지 않았다.
박정윤은 "색깔에 상관없이 두 메달 모두 값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한 기간이 길었던 만큼 메달 한 개라도 목에 걸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는데, 감사하게도 이런 결과를 내서 기쁘다"고 말했다.
시상대 맨 위에 오를 뻔도 했다.
한국과 인도는 혼성 단체전 결승에서 4엔드까지 157-157로 동점을 이룬 뒤 슛오프로 승패를 가렸다. 인도의 두 궁사가 모두 10점을 기록했고, 박정윤 역시 10점을 쐈다. 그러나 최용희의 마지막 화살이 9점에 꽂히면서 치열했던 승부가 끝났다.
박정윤은 "슛오프만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결과를 떠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펼치는 게 혼성 단체전 목표였다. 그렇기에 나는 (은메달도) 상관없었다. 오빠가 너무 미안해하는데, 괜찮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메달을 따기까지 피나는 노력도 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약 500발의 활을 쏘며 훈련했다.
그는 "평소 긴장을 많이 해서 내가 하고자 했던 과정을 지키지 못할 때가 많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긴장감을 꾹 참아가며 (좋은 플레이를) 진행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박정윤의 아시안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컴파운드 개인전 8강에 진출한 그는 10월 1일 세 번째 메달이자 금빛 과녁을 조준한다.
박정윤은 "들뜨지 않고 남은 개인전도 잘 준비하겠다"며 "지금 은메달과 동메달이 있는데, 금메달까지 따겠다"고 힘차게 외쳤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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