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5개 부러져도 끄떡 없었다…스리랑카 첫 金 이끈 '영웅'[AG]

'창던지기' 루메시 파티라게, 비행기서 창 5개 파손 '악재'
"어떤 창이든 던질 수 있어"…정부 지원 받은 창으로 금메달

루메시 파티라게가 28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게임 남자 창던지기에 출전한 모습.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루메시 파티라게(스리랑카)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개인 장비인 창 5개가 부러지는 악재를 겪고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스리랑카의 첫 금메달을 획득하며 영웅으로 떠올랐다.

29일 AFP에 따르면 파티라게는 지난 28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창던지기에서 88m55를 기록, 정상에 올랐다. 스리랑카가 이번 대회에서 수확한 첫 번째 금메달이다.

세계 남자 창던지기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파티라게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났다.

남자 창던지기 세계랭킹 1위인 그는 지난 1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육상 얼티밋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귀국하는 과정에서 개인 장비인 창 5개가 모두 파손되는 일을 겪었다.

창던지기 선수에게 자신에게 맞는 창은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장비다. 더욱이 아시안게임을 불과 보름가량 앞두고 벌어진 일이었다.

파티라게의 사연이 알려지자 스리랑카에서는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기업인과 일반 시민 등이 그가 새로운 장비를 구입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티라게에게 들어온 후원 제안을 모두 합하면 새 창을 100개가량 구입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전문 선수들이 사용하는 창은 하나에 약 800달러(약 108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스리랑카 정부가 직접 나섰다. 정부가 파티라게에게 새로운 창을 지원했고, 그는 새 장비를 들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갑작스러운 장비 교체에도 파티라게는 흔들리지 않았다. 창이 파손된 뒤 그는 현지 언론을 통해 "그 일로 손해를 봤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나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의연하게 말했다.

자신감은 경기 당일까지 이어졌다.

새로운 창에 충분히 적응했느냐는 질문을 받은 파티라게는 "문제없다"며 "나는 어떤 창이든 던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말뿐이 아니었다.

파티라게는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88m55를 던져 경쟁자들을 제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대회를 앞두고 자신이 사용하던 창을 한꺼번에 잃는 돌발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고 스리랑카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다.

23세의 파티라게는 올해 영연방대회와 다이아몬드리그, 세계육상 얼티밋 챔피언십에서 잇달아 정상에 오르며 세계 남자 창던지기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