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하지 않고 달리는 '최강' 안세영 "난 영원한 도전자"[AG]

경쟁자들 완파하고 아시안게임 여자단식 2연패
'절대 1강' 위상 확인…"계속 성장하겠다"

대한민국 안세영이 29일 일본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를 꺾고 금메달을 확정 짓자 기뻐하고 있다. 2026.9.29 ⓒ 뉴스1 김도우 기자

(이치노미야=뉴스1) 이상철 기자 = 29일을 끝으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일정을 모두 마친 배드민턴 종목에서 단연 눈에 띈 선수는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2연패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안세영(24·삼성생명)이었다.

올해 국제무대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우승을 쓸어 담던 안세영은 가볍게 코 풀 듯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절대 1강의 위상을 재확인한 그는 '안세영 시대'가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알렸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했지만, 이들은 '셔틀콕 여제'를 위한 들러리에 가까웠다.

아시안게임은 세계랭킹 1위를 굳건히 지키는 안세영의 독무대였다. 그는 8강과 4강에서 라차녹 인타논(태국·5위)과 천위페이(중국·4위)를 각각 40분도 채 안 돼 가볍게 꺾더니 결승에서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3위)마저 어렵지 않게 눌렀다.

다른 선수에게 안세영은 '통곡의 벽'처럼 보였다. 안세영의 공세에 야마구치는 코트 좌우로 몸을 날리며 버텨보고자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승 2게임은 21-9로 안세영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결승전다운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코트 위의 안세영은 여유가 있어 보였다.

단체전을 포함하면, 6경기를 치러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단체전 4강전에서 야마구치에게 2게임을 내줬지만, 그 외에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대한민국 안세영이 29일 일본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를 꺾고 금메달을 확정 짓자 기뻐하고 있다. 2026.9.29 ⓒ 뉴스1 김도우 기자

3년 전 항저우 대회 결승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천위페이와 처절하게 싸운 끝에 금메달을 땄던 '과정'을 떠올리면, 이번 대회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비단길'과 같았다.

안세영이 대단한 건 계속 성장 중이라는 것이다. 스스로 채찍질해 나가며 더 완벽한 선수가 되고자 했다.

그는 2024년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지난해에는 단일 시즌 남녀 단식을 통틀어 국제대회 최다 11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안세영의 지난해 성적은 73승 4패로, 역대 단식 선수 중 최고 승률 94.8%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안세영에 의해 다시 깨질 수 있다.

더욱 강해진 안세영의 올해 공식전 성적은 56승 1패로, 승률이 무려 98.2%에 달한다.

여기에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안세영은 "3년 전 아시안게임과 비교해 많이 달라졌다. 그런 경기가 있었기에 내가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어준 그 과정들이 너무 감사하다"면서 "이번 금메달도 하나의 과정이다. 계속해서 성장해야 한다. 지금의 내가 얼마나 더 성장할지 모른다. 그래서 그런 부분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29일 일본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이 태극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9.29 ⓒ 뉴스1 김도우 기자

모든 걸 이뤘기에 방황할 수도 있을 법한데 절대 안주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는 방심도, 자만도 보이지 않았다. 각 대회가 새롭게 느껴지고, 도전자의 자세로 몸을 낮춘다. 이겨도 또 이기고 싶다며 순수한 열망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어떤 결과에도 만족하지 않는다. 안세영은 단체전에서 야마구치에게 한 게임을 내준 걸 이유로 100점이 아닌 90점을 주겠다고 자평했다.

완벽한 승리를 추구하는 안세영에게 이 작은 아쉬움은 성장의 자양분이 된다. 그는 "또 많이 배웠다. 그 과정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목표는 다음 대회 우승"이라며 "(많은 우승을 차지했지만) 여전히 계속 우승하고 싶다. 또 우승할 때마다 새로운 기분이다. 그런 게 강한 승부욕을 만드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안세영은 가장 높은 곳에 있으면서 가장 낮은 자세로 뛰며,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 늘 승리에 목말라 있다. 그런 과정에서 안세영 천하는 더더욱 굳건해지고 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