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 3·한국新 3…한국 육상, 희망 봤지만 현실은 '아시아 변방'[AG]
경보·높이뛰기·男 계주 동메달…女 400m 김서윤 등 한국新 3개
중국·일본에 중동까지 강세…기초 종목 투자 절실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동메달 3개와 한국 신기록 3개. 한국 육상이 아시안게임 2회 연속 '노골드'에 그쳤다. 희망도 봤지만 '아시아 변방'이라는 현실 또한 냉정하게 마주해야 할 때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육상 일정은 29일 경기를 끝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없이 동메달만 3개를 수확했다. 남자 하프마라톤 경보 최병광,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남자 4×100m 계주 대표팀(서민준, 나마디 조엘진, 이재성,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 김시온)이 그 주인공이다.
이로써 한국 육상은 2022 항저우 대회(은 1개·동 2개)에 이어 2회 연속 아시안게임 '노골드'에 그쳤다. 2014 인천 대회까지 포함해 최근 4차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육상이 따낸 금메달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여자 100m 허들의 정혜림이 유일하다.
이번 대회 전부터 목표를 메달 3개로 잡았을 만큼 기대치가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노렸던 우상혁은 부상 여파에 따른 컨디션 난조 속에 동메달을 획득, 3회 연속 입상에 만족해야 했다. 44년 만의 메달을 기대했던 남자 100m에서는 나마디 조엘진이 3위와 불과 0.06초 차인 4위에 올랐고, 비웨사도 5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메달을 놓쳤다.
그래도 의미 있는 성과는 있었다.
베테랑 최병광이 남자 하프마라톤 경보에서 투혼을 발휘하며 동메달을 수확했고, '사상 최고 멤버'로 주목받은 남자 4×100m 계주 대표팀 역시 메달을 목에 걸며 소기의 목표를 이뤘다.
특히 남자 4×100m 계주의 동메달은 우여곡절 끝에 얻은 결과라 더욱 값졌다.
한국은 예선에서 배턴 터치 과정의 문제로 실격 판정을 받았다가 항소와 상소 끝에 판정 번복을 이끌어내며 극적으로 결선에 올랐다. 결선에서는 불리한 1레인을 배정받고도 역주를 펼쳐 동메달을 수확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함께 만들어낸 값진 결과였다.
메달뿐 아니라 한국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대표팀은 지난해 5월 아시아선수권 우승 당시 작성했던 38초49의 한국 기록을 0.06초 앞당겼다.
메달을 놓친 종목에서도 의미 있는 기록이 나왔다.
특히 여자 400m 결선에 출전한 김서윤은 53초38로 4위를 기록하면서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여자 400m 한국 기록은 2003년 이윤경이 세운 53초67이었다. 김서윤은 무려 23년 만에 한국 기록을 새로 쓰며 여자 단거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장민호, 김서윤, 신민규, 이아영이 함께한 4×400m 혼성계주 대표팀도 결선에서 3분18초66의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작성된 종전 한국 기록(3분22초87)을 4초 이상 앞당겼다. 순위는 6위였지만 기록을 크게 단축하며 다음 대회를 기대하게 했다.
김서윤은 이번 대회에서만 2개의 한국 신기록 작성에 힘을 보태며 한국 여자 육상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분명 희망은 있었다. 하지만 한국 육상이 여전히 '아시아 변방'에 머물러 있다는 냉정한 현실도 확인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중국이 금메달 17개를 휩쓸며 여전히 '최강'의 위용을 과시했고, 개최국 일본이 10개, 바레인이 9개로 뒤를 이었다.
태국도 남자 100m와 200m에서 연거푸 대회 신기록을 작성한 푸리폴 분손을 앞세워 금메달 3개를 수확하는 성과를 냈다.
아시아 육상의 경쟁 구도가 중국과 일본을 넘어 중동과 동남아시아까지 넓어지는 사이 한국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좁아지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확인한 가능성을 일회성 성과로 남기지 않으려면 결국 지속적인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유망주 발굴과 육성은 물론, 트랙과 필드, 마라톤 등 육상 전반에 걸친 장기적인 투자와 육성 계획이 절실하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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