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이자 선수이자 지도자' 봉서린…4년 만에 태극마크 달고 값진 銀[AG]

단체전서 292점 활약으로 양지인 실수 메워

대한민국 봉서린이 28일 일본 도요타시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25m 권총 결선에 입장하고 있다. 2026.9.28 ⓒ 뉴스1 김도우 기자

(도요타=뉴스1) 안영준 기자 = '엄마 사수' 봉서린(광주광역시체육회)이 동생들의 실수를 만회하는 활약으로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안겼다. 엄마이자 선수이자 지도자로서 묵묵히 준비한 뒤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봉서린은 28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25m 권총 단체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땄다.

한국은 전날 완사에서 870점을 합작해 중국(868점)을 2점 차로 앞선 선두로 출발했지만, '에이스' 양지인(우리은행)이 속사 21번째 발에서 격발이 늦어져 0점 처리돼 점수가 크게 떨어졌다.

위기에서 '맏언니' 봉서린의 저력이 빛났다. 봉서린은 292점을 쏘는 활약으로 한국을 단체전 은메달로 이끌었고, 전체 7위로 개인 결선 진출까지 따냈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결선에 오른 봉서린은 내친김에 두 번째 메달도 노렸으나, 8명이 겨룬 결선에선 8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봉서린이 단체전에서 얻은 은메달은 '엄마 사수'인 그가 4년 만에 다시 국가대표가 돼 일군 업적이라 더 뜻깊다.

대한민국 봉서린과 북한 김현숙이 28일 일본 도요타시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25m 권총 결선에서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 2026.9.28 ⓒ 뉴스1 김도우 기자

2010년 전국체전에서 입상하며 유망주로 사격에 뛰어든 그는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에 국가대표 후보 선수를 경험했다.

이후 2017년 임실군청에서 첫 실업팀 선수로 활동을 시작했고, 2021년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돼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2023년 아이 엄마가 된 뒤 광주시체육회로 이적해 계속 사대에 섰지만, 국가대표 재발탁은 쉽지 않았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선 양지인 등 후배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TV로 지켜봐야만 했고 이후로도 스타들에게 가려져 있었다.

그러다 올해, 3살 아이의 엄마이자 남부대학교 지도자를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던 그가 4년 만에 다시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여전히 주목하는 이는 없었지만, 그는 긴 기다림 뒤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정적인 순간 팀을 구하며 값진 메달을 안겼다.

이날 그가 따낸 메달은, 엄마이자 지도자이자 선수로서 묵묵히 노력해 온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