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불명 질환 이겨낸 후쿠베…日 여자 100m 허들 44년 만에 金[AG]

은퇴까지 고민했던 마지막 승부서 12초74…나카지마와 0.04초 차

후쿠베 마코.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동건 기자 = 결승선을 통과한 순간에도 누가 이겼는지 몰랐다. 전광판에 뜬 기록은 12초74와 12초78. 단 0.04초 차였다.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질환과 싸우며 은퇴까지 고민했던 일본의 후쿠베 마코가 끝내 웃었다.

2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후쿠베는 지난 27일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100m 허들 결선에서 12초74를 기록, 나카지마 히토미(12초78)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이 아시안게임 여자 100m 허들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44년 만이다.

승부는 마지막 순간까지 팽팽했다.

올 시즌 일본 기록을 새로 쓴 나카지마와의 맞대결에서 후쿠베는 출발부터 빠르게 치고 나갔다. 막판 스퍼트가 강한 나카지마가 거세게 추격하면서 둘의 격차는 빠르게 좁혀졌다.

하지만 후쿠베는 옆에서 따라붙는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리듬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결승선을 앞두고는 눈을 감은 채 있는 힘껏 몸을 내밀었다.

후쿠베조차 승부를 확신하지 못했다.

그는 경기 뒤 "누가 이겼는지 몰랐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곧이어 전광판을 통해 자신의 우승이 확정된 것을 확인한 후쿠베는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이번 금메달은 후쿠베에게 단순한 우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그는 2024년 가을부터 림프절 통증과 고열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기쿠치병'과 싸워왔다. 현재도 투병 중인 후쿠베는 매번 "스타트라인에 설 수 있을지조차 모르겠다"는 불안을 안고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은퇴까지 고민했다.

후쿠베는 "더 높은 수준을 목표로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은퇴하는 것도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어쩌면 자신의 마지막 무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나선 경기. 후쿠베는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쏟아냈고, 0.04초 차 승부 끝에 44년 만의 금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냈다.

후쿠베는 "지금까지 내가 따낸 메달 가운데 가장 가치 있는 금메달"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불과 0.04초 차로 은메달을 차지한 나카지마도 일본 육상이 함께 만든 성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나카지마는 "일본 선수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함께 따낸 만큼 역사에 남는 대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moveg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