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정상 탈환 女핸드볼 "깔끔하게 설욕…우리 죽지 않았죠?"[AG]
항저우에서 10점 차로 대패했던 일본 상대로 적지서 27-23 승리
"아픔 극복하고 따낸 금메달 더 달콤해"
- 안영준 기자
(이나자와=뉴스1) 안영준 기자 = 8년 만의 아시안게임 정상을 탈환한 한국 여자 핸드볼의 권한나(37·부산시설공단)가 "일본에 깔끔한 설욕을 했다. 우리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걸 알려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계청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이나자와 엔트리오 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풀리그 최종전에서 일본을 27-23으로 꺾었다.
7개 팀이 풀리그로 우승팀을 가린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6전 전승(승점 12)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승1패(승점 10)의 일본이 은메달, 4승2패(승점 8)의 중국이 동메달을 땄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22 항저우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에 패했던 아픔을 털어내고 2018 자카르타 팔렘방 대회 이후 8년 만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태극기를 두르고 괴성을 지르며 공동취재구역을 질주하며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한 권한나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기쁘다. 3년 전 아픔을 씻은 것 같아 기쁘다"며 웃었다.
이어 "그동안 한국 여자 핸드볼이 다소 침체한 분위기였는데 오늘 승리로 설욕을 제대로 했다. 한국 핸드볼 아직 죽지 않았다,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 뿌듯하다"고 강조했다.
'베테랑' 권한나는 지난 5경기에서는 긴 시간을 출전하지 않았으나 이날은 선발로 출격해 7점을 챙기며 승리에 앞장섰다. 특히 초반 치열한 접전에서 2연속 득점을 뽑아내며 한국에 분위기를 가져왔다.
권한나는 "나이가 많다 보니 앞 경기에서는 감독님이 배려해 주셨다. 대신 한일전과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는 '왕 언니'가 해줘야 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설명했다.
여자 핸드볼 '간판' 류은희(36·부산시설관리공단) 역시 지난 5경기 동안에는 주로 벤치를 지키며 5점에 그쳤지만 이날 한 경기에서만 6점을 책임졌다.
3년 전 항저우 대회에서의 패배 후 인터뷰를 하지도 못할 정도로 괴로워했던 류은희는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그동안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 금메달로 보상받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선수는 아픔이 있어야 성장한다. 3년 전 그 패배가 아픔이었지만 그걸 극복하고 더 성장했다는 점에서 이번 금메달은 더 맛있고 달콤하다"고 했다.
3년 전 10점 차로 패했던 일본을 상대로, 이날 한국은 경기 내내 리드를 한 번도 내주지 않고 승리했다.
류은희는 "선수들 독기가 단단히 올라왔다. 이기려는 마음이 일본보다 우리가 더 강했다"면서 "이번이 마지막인 선수들은 절실했고, 젊은 선수들은 에너지가 넘쳤다. 그게 잘 어우러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12개의 '선방쇼'로 뒷문을 든든히 지켜 일본의 추격을 막아낸 골키퍼 박세영(32·삼척시청)도 환하게 웃었다.
그는 "몸을 풀 때부터 컨디션이 너무 좋더라"면서 "일본전을 앞두고 수비 연습을 많이 했고, 수비가 많이 막아줘서 나도 선방할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기분 좋고 상쾌한 금메달"이라면서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아시아선수권이나 올림픽에서도 계속 일본을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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