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고 부러져도 다시 일어난 강준이…세계 최강 日 넘어 새 역사[AG]
男 스트리트서 '막판 뒤집기' 우승…韓 스케이트보드 첫 金
중2 때 무릎뼈 골절 딛고 정상급 선수로…"항상 즐겁게 타고파"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넘어지고 뼈가 부러져도 좌절은 없었다. 9살 때 이미 '스케이트 보더'의 길을 택한 강준이(18·대한롤러스포츠연맹)는 앞만 보고 달렸고,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세계 최강'의 일본 선수들을 넘어 새역사를 썼다.
강준이는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선에서 총점 180.85점을 기록해 출전 선수 8명 중 1위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정식 종목 채택된 이래, 한국이 스케이트보드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은주원이 남자 스트리트 동메달을 획득한 게 종전 최고 성적이었는데, 강준이가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강준이에게 스케이트보드가 찾아온 건 우연한 계기였다. 단짝 친구가 놀이터에 가져온 스케이트보드를 타본 뒤 그 매력에 흠뻑 빠졌고, 그날 이후 매일 7~8시간씩 연습에 매진했다.
자연스럽게 '보더'의 길로 접어들었고 기량도 급성장했는데, 어린 강준이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중학교 2학년 때 대회를 준비하다 오른쪽 무릎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한 것.
그는 이 사건을 선수 생활 중 가장 힘든 사건으로 꼽는다. 힘든 재활 과정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스케이트보드를 6개월 이상 타지 못한 게 견디기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강준이의 삶에 스케이트보드는 이미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강준이는 국제 대회에서 여러 차례 입상하며 점점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이번 대회는 자신의 아시안게임 무대 데뷔전이었다.
강준이는 처음 나선 아시안게임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런 1차 시기에서 84.83점, 3차 시기에서 88.45점을 기록해 1위로 나섰다.
이어진 트릭 경기에선 1, 2차시기에서 연거푸 넘어지며 점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런에서 1위를 했어도 트릭에서 점수를 얻지 못하면 메달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2차 트릭을 실패한 뒤엔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강준이에게 좌절은 없었다. 그는 마지막 3차 트릭에서 다시 한번 집중력을 발휘했다. 완벽한 기술 시도 후 착지까지 수행해 냈고 무려 92.40점의 높은 점수가 나왔다.
강준이에게 단숨에 1위를 내준 일본의 사사키 도아, 오노데라 긴우는 마지막 트릭 시도를 모두 실패했고, 그렇게 강준이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강준이는 "스케이트보드를 정말 사랑하고 항상 즐겁게 타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기록과 순위로 평가받는 냉철한 승부의 세계에서 항상 웃을 수는 없지만, 스케이트보드에 대한 강준이의 열정은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았다. 세계 최강 일본을 넘어선 강준이의 '보더의 삶'도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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