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라는 것도 아니고"…'셔틀콕 여제'도 버거운 하루 2G 강행군[AG]

안세영, 여자 단식 32강·16강 뛰고 다음 날 8강 일정 소화
개인전 2연패까지 두 관문 "자신감만 찾으면…"

27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전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 안세영이 태국의 랏차녹 인타논에게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6.9.27 ⓒ 뉴스1 김민지 기자

(이치노미야=뉴스1) 이상철 기자

"많이 힘들었는데 제가 더 젊어서 이겼네요."

하루 두 경기를 치른 뒤 다음 날 압도적인 기량을 펼쳐 31분 만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4강 진출권을 따낸 '셔틀콕 여제' 안세영(세계랭킹 1위)은 승리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안세영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에서 랏차녹 인타녹(태국·5위)을 2-0(21-8 21-9)으로 완파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배드민턴 개인전 일정을 직전 항저우 대회보다 하루 더 줄어든 5일 안에 소화하도록 편성해서 빈축을 샀다.

이로 인해 안세영을 포함한 선수들은 26일 두 경기를 뛰는 강행군을 치렀다. 첫 경기에서 승리해도 다음 경기가 남아 있어 배드민턴장을 떠나지 못하고 기약 없이 대기해야 했다.

앞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꼬리 물기'까지 더해지면서 26일 치러야 할 경기 일정은 자정이 지나서야 끝났다.

32강전과 16강전에서 승리한 선수는 27일 오전 8강전 일정이 잡혀 충분한 휴식도 보장받지 못했다.

하루 뒤 낮 경기를 치러야 해 선수의 체력, 컨디션 등이 우려될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변수는 안세영의 개인전 2연패 도전에 가장 난관이 될 듯 보였다.

하지만 셔틀콕 여제는 흔들리지 않았다. 안세영은 8강에서 여전히 뛰어난 경기력을 펼치며 7살 많은 인타녹을 제압했다.

그는 "어제 두 경기를 뛰어서 아주 힘들었지만, 상대 선수도 같이 힘들어해서 이길 수 있었다"며 "인타녹 선수가 저보다 나이가 많아 하루 두 경기를 뛰는 게 무리였던 것 같다. 내가 더 젊은 만큼 정신 차리려고 했다"고 웃었다.

안세영이 27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전에서 태국 랏차녹 인타논을 상대하고 있다. 2026.9.27 ⓒ 뉴스1 김민지 기자

4강까지 순항했지만, 가혹한 일정은 안세영에게도 힘들었다.

그는 "(김)가은 언니와 얘기를 나누면서 '하루 두 경기를 뛰는 건 (선수한테) 죽으라고 하는 거 아니냐'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대회 일정과 관련해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느 때보다 컨디션 관리에도 힘썼다. 안세영은 "(어제 강행군의 여파로) 확실히 텐션이 떨어졌다. 이를 깨우려고 내 뺨을 때리기도 했다"며 "다음 경기만 생각하며 컨디션 관리도 힘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8강전 승리와 함께 하루 일정을 마친 안세영의 '퇴근 시간'도 빨라졌다.

그는 "숙소에 들어가서 좀 자고 싶다. 저녁에는 외출해서 장어덮밥(히쓰마부시)을 맛있게 먹을 생각"이라며 "팬들이 선물로 주셔서 (장어덮밥을) 맛보긴 했는데, 따뜻하게 제대로 한번 먹으려 한다"고 웃었다.

4강에 오른 안세영은 이제 두 번만 더 이기면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최초로 2연패를 달성한다.

그는 "금메달보다 내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자신감을 찾는 게 우선이다. 자신 있게 경기한다면 금메달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