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넘어 시작된 배드민턴 경기…황당한 일정에 "말도 안 돼"[AG]
경기 지연으로 돌아갈 셔틀버스도 끊겨…파행 운영 논란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경기가 매끄럽지 못한 운영으로 자정을 넘겨 시작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선수들은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시간까지 기다려야 했고,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경기장 셔틀버스 운행마저 종료되면서 팬과 현지 취재진의 비판이 쏟아졌다.
일본 매체 '더다이제스트'에 따르면 26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2·3회전 일정이 크게 지연됐다.
세계랭킹 8위 미야자키 유카(일본)는 2회전에서 승리한 뒤 3회전에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단식 은메달리스트 푸살라 신두(인도)와 맞붙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앞선 경기들의 코트 사용 시간이 길어지면서 일정이 계속 밀렸다. 결국 미야자키와 신두의 경기는 날짜를 넘긴 27일 오전 0시 8분에야 시작됐다.
다른 코트의 경기가 먼저 끝났지만 주최 측은 미야자키와 신두의 경기를 빈 코트로 옮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시간 기다린 끝에 코트에 들어선 미야자키는 신두에게 0-2로 완패했다. 1게임을 9-21로 내준 데 이어 2게임에서도 13-21로 졌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경기는 41분 동안 진행됐고, 종료 시각은 오전 0시 49분이었다.
문제는 선수들만이 아니었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맞대결이었지만 자정을 넘겨 경기가 열리면서 관중석에는 관계자를 포함해 불과 몇 명만 남았다.
더구나 경기장 인근 셔틀버스는 오후 10시 40분에 이미 운행을 종료했다. 미야자키와 신두의 경기가 시작되기 약 1시간 30분 전부터 관중이 경기장을 오갈 공식 교통수단이 사실상 끊긴 셈이다.
배드민턴 경기 특성상 경기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선수들의 컨디션과 관중 편의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미숙한 운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인도 매체 '레브스포츠' 기자도 경기 종료 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금은 오전 1시다. 이 일정은 그야말로 마법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다른 배드민턴 경기들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솔직히 말해 이건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해외 언론에서도 "도대체 무슨 일정인가", "이 시간에 관람석에는 관객이 거의 없다", "누구에게 무엇을 보여주려는 것인가"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경기를 기다리다 결국 발길을 돌린 팬들의 불만도 터져 나왔다.
미야자키의 경기를 기대했던 일본 팬들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티켓을 구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렸지만, 시간상 무리라고 판단해 돌아갔다", "티켓만 날렸다",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심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대회 운영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선수에게는 자정을 넘긴 경기, 팬들에게는 끊겨버린 귀가 교통편이었다. 경기 일정이 크게 밀릴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으면서 선수와 관중 모두 피해를 떠안게 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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