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AG 68년 역사상 첫 결승 진출 실패…銅만 3개 '굴욕' [AG]

금·은 없이 동메달만 3개
항저우 대회의 21년 만에 金 기세 못 이어

혼성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낸 임종훈-신유빈(오른쪽) ⓒ 신화=뉴스1

(나고야=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탁구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68년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 무대조차 밟지 못한 채 대회를 마감했다. 동메달 3개에 그치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 탁구는 지난 26일 일본 아이치현 스카이홀 도요타에서 열린 대회 탁구 남녀 단식과 복식에서 남아 있던 선수들이 모두 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탈락했다.

앞서 남녀 단체전과 혼합복식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해 동메달을 땄던 한국은 남녀 단식과 복식에서도 추가 결승 진출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29일까지 이어질 잔여 탁구 일정과 상관없이 한국은 동메달 3개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아쉬움이 큰 결과다.

세계 최강 중국이 버티고 있는 아시안게임에서 많은 금메달을 따내기는 쉽지 않지만, 은메달조차 하나도 얻지 못한 것은 탁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58 도쿄 대회 이후 68년 만에 처음이다.

직전 대회 성적과 비교하면 아쉬움은 더욱 크다.

한국은 2023년 열린 항저우 대회에서 여자 복식 신유빈-전지희 조가 21년 만의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포함해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를 수확했다. 2002 부산 대회(금메달 2개·은메달 3개·동메달 3개) 이후 최고 성과였다.

하지만 3년 만에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저조한 성적의 원인 중 하나로는 '에이스'이자 은메달 이상의 성과를 기대했던 임종훈과 신유빈에게 집중된 체력 부담이 꼽힌다.

특히 4개 종목에 출전한 '삐약이' 신유빈은 단체전과 혼합복식을 치르면서 이미 적지 않은 체력을 소진한 상황에서 26일 하루 동안 여자 단식 8강과 여자 복식 8강까지 소화해야 했다.

이번 대회 일정 자체가 빡빡했던 데다 대회 전까지도 많은 국제대회를 소화하면서 임종훈과 신유빈 모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의 혼합복식 경기 모습 ⓒ 신화=뉴스1

다만 체력적인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중요한 승부처에서 연달아 완패한 것은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최근 한국 탁구는 국제무대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면서 '만리장성'에 대한 공포를 어느 정도 털어내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다시 한번 중국과의 격차를 확인했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혼합복식 준결승에서 중국의 린스둥-콰이만 조에 2-4로 역전패했고, 신유빈은 여자 단식 8강에서 왕만위에게 게임 스코어 0-4로 완패했다.

간판인 임종훈과 신유빈 외의 선수들이 기대만큼 힘을 내지 못한 것도 메달 수가 줄어든 이유다.

남녀 각 5명의 선수는 저마다 메달을 바라보며 야심 차게 이번 대회를 준비했지만 '최강' 중국뿐 아니라 개최국 일본과 홍콩·북한 등 경쟁국의 성장세에 고전했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중국을 만나기도 전에 탈락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나왔다.

안재현은 남자 단식 32강에서 북한의 리종식에게 예상하지 못한 패배를 당했고, 장우진-박규현 조도 남자 복식 32강에서 북한 리종식-유태룡 조에 덜미를 잡혔다.

최근 성장세를 보였던 이은혜-김나영 조 역시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라고 여겼던 홍콩의 두호이켐-응윙남 조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일부 선수들에게 쏠린 메달 의존도를 낮추고 더 많은 선수들이 고르게 성장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긴 대목이다.

반면 개최국 일본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 단계 도약했다.

일본은 남자 단체전에서 '만리장성' 중국을 3-2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하며 1994 히로시마 대회부터 이어진 중국의 8연패 행진을 멈춰 세웠다.

일본이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정상에 오른 것은 1966 방콕 대회 이후 60년 만이다.

한국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한국이 68년 만에 처음으로 결승 진출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사이 일본은 중국의 아성을 무너뜨리며 새로운 경쟁력을 보여줬다.

더구나 중국뿐 아니라 일본과 홍콩, 북한 등 아시아 경쟁국들의 전력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임종훈과 신유빈 등 일부 간판선수에게 쏠린 의존도를 낮추고 국제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선수층을 두껍게 만드는 것이 한국 탁구의 과제로 남았다.

한국 탁구의 메달 레이스는 동메달 3개로 끝났다. 항저우에서 반등했던 한국 탁구가 이번 대회의 아쉬움을 딛고 다시 아시아 정상권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2년 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향한 재정비가 필요해졌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둔 탁구 국가대표 임종훈과 신유빈이 30일 오후 충북 진천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하고 있다. 2026.7.30 ⓒ 뉴스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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